유족 30여명 군청 앞 항의집회서 "운영권 강탈 용납 못해"
영동군 노근리평화공원 '직영' 방침에 유족회·재단 반발 지속유족 30여명 군청 앞 항의집회서 "운영권 강탈 용납 못해"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의 노근리평화공원 직영 방침에 맞서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하 재단)과 노근리사건희생자유족회(이하 유족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회는 2일 오전 영동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영동군의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행정으로 평화공원 운영권을 강탈하려 한다"며 "유족을 무시하고 갈등을 방치하는 영동군수는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원 조성 과정에 유족들의 노력이 컸고, 이후 13년간 재단이 운영을 맡아 황량한 황무지를 평화와 인권의 메카로 변모시켰다"며 "그런데도 영동군은 재단에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여론을 조성해 운영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2023년부터 국비로 운영되는 노근리사건 피해자 및 유족 트라우마 치유사업 역시 영동군은 조례가 없다는 이유로 해마다 (사업자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며 "이는 영동군의 직무유기이며 무도하고 무모한 행정"이라고 덧붙였다.
노근리평화공원은 한국전쟁 초기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쌍굴다리에서 학살된 피란민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사건 현장 인근에 조성됐다.
13만2천240㎡의 넓은 터에 위령탑, 위패봉안관, 평화기념관, 교육관, 생태공원 등을 갖췄다.
개장 후 줄곧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 위탁받아 운영했는데, 영동군이 최근 직영 카드를 꺼내 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영동군은 "올해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수탁자 재선정을 위해 군의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직영 안이 나왔다"며 "재단 측이 일부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민원이 유발되고, 군비 지원 확대 요구를 지속하는 점 등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런 주장에 대해 재단 측은 "생태공원, 서송원천, 합동묘역 등의 관리책임은 영동군에 있고, 관리 대상 시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13년째 동결된 군비 부담액(운영비)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인사나 급여 규정도 (행정안전부와 영동군이 승인한) 규정에 준해 적법하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영동군은 2026∼2028년 트라우마 치유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차례 민간위탁 사업자 모집공고를 냈지만 이날까지 신청한 기관(단체)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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