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강경화 주미대사, 美 의회에 비자 개선 촉구...경제 협력 계속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2 15:15

수정 2025.12.02 15:15

강경화 주미대사, 美 조지아 지역 언론과 인터뷰
지난 9월 현대차 노동자 구금 사태 언급 "모호한 비자 규정 때문"
양국 관계에 치명적인 손상은 없어
美 의회에 기술자를 위한 "새로운 비자 범주" 마련 촉구
강경화 주미대사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강경화 주미대사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경화 주미대사가 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9월에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한미 관계 훼손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미국 의회가 서둘러 비자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대사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지역방송 WSB TV와 인터뷰에서 "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차 공장 단속은 국가적 충격이었고 아무도 예상 못 한 사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근로자들은 미국에 불법 체류한 것이 아니며, 비자 관련 모호한 규정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에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했다.

이들은 단기 상용(B-1) 비자 또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한 한국인 노동자 317명을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고 구금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약 1주일의 구금 이후 한국과 미국 정부의 협상을 거쳐 귀국했다.

강 대사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지난 10월 방한해 상황을 설명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언급하며 양측 관계에 치명적인 손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 대사는 캠프 주지사에 대해 "이 비자 문제뿐 아니라 한·조지아 경제 관계 전반에 걸쳐 매우 강력한 옹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 대사는 "양국 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기업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하루빨리 전문 기술자를 위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ABC방송은 지난달 21일 보도에서 귀국했던 한국인 노동자 가운데 약 50명이 다시 미국에 입국해 조지아주 작업 현장에 복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월에 구금됐던 한국 노동자들의 B-1 비자가 전원 복원되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28일 발표에서 지난 10월 주한 미국 대사관이 평시보다 약 5000건 이상의 비자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역량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한국의 대미 투자를 지원하는 비자에 대한 영사 인력 추가를 포함, 합법적인 출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가안보 최고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재산업화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강 대사는 1일 조지아주 한국기업 대표 간담회를 열고 "한국기업의 대미 투자와 공장 설립이 원활히 진행되고 관세 관련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이어 안드레 디킨스 애틀랜타 시장과 면담에서 "최근 조지아 구금 사태가 한미간 기업인 비자 제도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디킨스 시장은 "한국 기업인의 안전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2일 구금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 서배너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WSB TV는 "한국은 지난해 기준 교역 규모 175억달러(약 25조7005억원) 이상으로 조지아의 세 번째 규모 교역 파트너"라며 양자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에서 미국 이민 당국 직원들이 한국 배터리 공장의 노동자들을 체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에서 미국 이민 당국 직원들이 한국 배터리 공장의 노동자들을 체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