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디지털 혁신·지속가능 금융 중심.. 한-아세안 협력, 공고히 다져야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2 18:05

수정 2025.12.04 12:20

아세안-한국 금융협력포럼 개최
【파이낸셜뉴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준석 특파원】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디지털 혁신과 지속가능금융을 중심으로 금융 협력의 새 틀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양국 금융 기관은 국경 간 결제 연결성, 규제 공조, 사이버보안, 녹색전환 금융을 공동 핵심과제로 제시하며 금융 생태계 전반의 통합을 가속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2025 아세안-한국 금융협력포럼'이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렸다. 'The Future of Digital Innovation in Finance'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아세안 사무국, 한국 금융위원회,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AMRO 등 양측 금융·규제기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장근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는 개회사에서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며, 이는 아세안의 중소·영세기업 성장에 결정적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국경 간 결제 연결, 규제 샌드박스 연계, 디지털 기반 녹색전환 지원을 양측 협력의 핵심 분야로 제시하며 "지속가능금융과 디지털금융이 결합할 때 양 지역의 성장 잠재력은 배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AI·블록체인·핀테크·국경 간 QR결제 등 디지털 금융 기술이 아세안 금융시장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이런 변화에 깊이 공감하며, 아세안과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금융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연설을 맡은 마헨드라 시레가르 OJK 청장은 디지털 금융 확산 속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핀테크·디지털 결제·AI 금융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스캠·사기·불법 온라인 도박 등 구조적 위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새 금융법을 통해 암호자산 감독 권한을 OJK로 일원화했고, 21개 부처와 공조하는 '안티 스캠 센터'를 출범시켰다"고 소개했다. 시레가르 청장은 향후 협력의 3대 전략으로 책임 있는 혁신, 규제·감독 공조 강화, 역량 강화·지식 공유 확대를 제시하며 "국경을 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단독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디지털 자산 규제체계 구축 △은행권의 민첩성·안정성 균형 △AI의 금융 리스크 분석 활용 △사이버보안 및 클라우드 기반 금융 인프라 보호 △국경 간 결제 시스템과 데이터 연계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발표자로 나선 이충열 고려대 경제통계학과 명예교수는 "아세안은 QR 결제 인프라는 갖췄지만 역내 통합·상호호환성을 구축할 기술과 재원이 부족하다"면서 "한국이 기술·자본·금융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면 다자 결제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1) 국가들이 역내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협력체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본 따 핀테크 영역에서의 새로운 다자 규범과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