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주 작년 판매량 348% 증가
국내 소주와 비슷한 디자인 적용
현지업계 자체브랜드 잇달아 출시
업계 "개별 기업차원 대응에 한계"
국내 소주와 비슷한 디자인 적용
현지업계 자체브랜드 잇달아 출시
업계 "개별 기업차원 대응에 한계"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지역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8% 급증했다. 이 기간 러시아 시장에서 전체 외국 주류 판매량이 9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K소주는 압도적인 성장세다.
올해 1~10월 러시아로의 K소주 수출량은 2만7121t으로 전년 동기(9649t) 대비 1만7472t(181%) 증가했다.
소주의 인기 요인으로 '가성비'와 '다양성'이 꼽힌다. 소주는 러시아의 국민 술인 보드카보다 저렴하면서도 도수가 낮아 진입 장벽이 낮다. 특히 자두, 딸기 등 과일 소주는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현지 젊은 층과 여성 층의 선택지를 넓혔다. 여기에 한국 콘텐츠(한류)가 인기를 끌며 현지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판매량 증가의 주요인이다.
국내 주류 업체들은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월 러시아 법인을 설립하고,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운영하던 판매 사무소를 지점으로 격상했다. 주력 제품은 밀키스와 레쓰비이지만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 순하리 등의 판매도 늘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주류 판매점 '빈랩' 입점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 확대에 공을 들이며 참이슬과 과일소주 시리즈를 공급 중이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러시아에서 반강제로 철수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한국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가 좋고, 한류 인기가 높아 현지 점유율과 판매량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현지 주류 업체들이 한국어를 라벨이 표기한 유사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국내 수출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시아 유명 주류 업체인 크리스탈은 자체 소주 브랜드 '스턴'을 출시하고 자몽, 복숭아, 딸기 등 과일소주를 판매 중이다. 또 다른 주류 기업 알코올시베리안그룹도 자체 브랜드 '십사'를 론칭했다. 이들 현지 업체는 한국 소주와 유사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한국 제품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도, 제품 개발비용을 아끼고 관세와 물류비 부담이 없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는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사 제품이 범람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지식재산권(IP) 대응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해외 기업이 현지에서 유통하는 경우 법적 구속력이 크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