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백악관에 여행금지 대상국을 30~32개국으로 늘릴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추가 대상국과 발표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놈 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살인자, 거머리, 권리만 요구하는 자들을 쏟아내는 모든 국가에 대해 '전면 여행 금지(full travel ban)'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내놨다.
현재 여행금지 또는 부분 제한 조치를 받고 있는 19개국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등이다.
최근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정책 강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용의자 라흐만룰라 라칸왈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과거 미군 협력 경력이 있었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워싱턴주에 입국한 뒤 트럼프 행정부에서 망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주방위군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건을 근거로 이민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 이민국(USCIS)은 지난주 19개국 출신 영주권 발급 사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에들로 USCIS 국장은 "이민 심사에서 국가별 요인을 부정적 요소로 적극 고려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승인된 모든 망명 사례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에들로 국장은 "모든 외국인에 대해 최대한의 신원확인 절차를 거칠 수 있을 때까지 망명 결정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른바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영구 중단(permanently pause)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특정 국가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놈 장관은 이를 두둔하며 "국가 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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