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달 30일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극본 장현/ 연출 이나정, 김동휘)가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시절,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 분)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종회가 10.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준호는 극 중 아버지 강진영(성동일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폐업 위기에 몰린 태풍상사에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상사맨으로 거듭나는 강태풍을 연기했다. 이준호는 표상선의 표박호(김상호 분), 표현준(무진성 분)의 방해 속에서도 회사와 직원들을 지키면서 IMF 시대, 다시 한번 회사의 재기에 나서는 인물을 매력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이준호는 극 중 태풍상사의 마지막 남은 직원이었던 오미선 역의 김민하와 함께 로맨스까지 그려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태풍상사' 종영 후 오는 26일에는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 공개도 앞두고 있는 이준호. 그런 그는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태풍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준호가 풀어놓는 '태풍상사'의 뒷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N인터뷰】 ②에 이어>
-극 중 악역이었던 표현준을 연기한 무진성과 실제로는 호흡이 어땠나.
▶둘이 찍을 때 거의 애정신 같다고 얘기를 했었다. 한 프레임에 담기려면 서로 얼굴이 항상 가까이에 붙어 있어야 했다. 둘이 '애정신도 이런 애정신이 없다'고 했었다.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유독 얼굴이 맞닿아 있어서 입술도 잘 보이고 그런 어색한데 재밌는 일의 연속이었다.(웃음) 그냥 민망하기보다도 오히려 메인커플 애정신 같다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현준이가 그토록 강태풍을 질투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어떻게 보면 동경이 잘못 변질된 예라고 생각한다. 현준이가 하는 행동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충분히 현준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질투하다 보면 이 사람의 모든 게 싫게 될 수 있다. 반에서 현준이가 25등이고 태풍이가 24등이었던 것처럼, 항상 모든 게 한발 앞서 있어서 뒤틀린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 메인 커플인 김민하 배우와의 연기는 어땠나.
▶호흡이 잘 맞았다. 신기하게 태풍상사 직원분들과 연기할 때는 리허설을 하면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라고 얘기하지 않고도 서로의 위치에서 주고받는 텐션이 자연스러웠다. 같이 촬영하는 신이 많다 보니깐 자연스러운 호흡을 잘 느꼈다. 자연스럽게 리허설을 하면서 맞췄던 부분들이 슛에 들어가면 더 호흡이 잘 맞았다. 몰입이 가장 서로 좋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러브라인의 비중이 너무 큰 거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태풍상사'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상사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힘도 크다고 생각한다. 가족과의 사랑, 동료와의 사랑, 개인적으로 나를 좀 더 좋은 변화로 끌어주는 이성과의 사랑이다. 힘든 시간 속에 태풍에게 미선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잘 버텨낼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 상황에서의 로맨스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상황에 있어서 큰 버팀목이 되어준 건 미선이 맞다. 가장 큰 도움을 준 인물이었다. 회사를 키움과 동시에 미선과 사랑을 키우는 게 동일시되는 게 있었다. 또 아빠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좋은 촉매제였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강태풍이라면 힘든 상황 속 미선과의 사랑도 챙기려고 했을 것 같나.
▶아마 저라면 미선이 같은 생각을 했었을 것 같다. 지금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던 미선의 말처럼. 근데 이게 진짜 그런 상황이 되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다. 사랑이라는 건 어디서나 존재하기도 하고, 그렇게 다 태어난 것이니 자연스럽게 사랑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사랑보다는 일을 택할 것 같나.
▶지금도 그렇다. 그냥 약간 계속 이렇게 집중을 하고 더 몰입을 하는 편이다 보니깐 자연스럽게 이 일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한다.
-어느새 데뷔 18년 차가 됐는데, 이전과 지금을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군복무 이전 이후로 나뉘는 것 같다. 군 복무 이전에는 20대였다 보니깐 뭔가를 갈망하고, 뭔가를 표현하는 데에 굶주려 있던 때였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나서 저의 모습은 예전보다는 내려놓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도 그때 당시에 내가 느꼈던 마음일 뿐이지 지금도 힘이 잔뜩 들어가 있더라. 그래서 매년 성장하고 매년 돌이켜봐야 하는 것 같다. 돌아가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막상 돌아가면 잘할 자신이 없다. 그때 참 열심히 했고 쏟아 부었구나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칭찬이나 비판을 최대한 받아내고 싶다. 잘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쉬지 않고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지치지는 않나.
▶바로 촬영할 작품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아서 너무 좋다. 작업이 즐거워서 배우 활동을 계속하는 것 같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너무 즐겁다.
-차기작인 '캐셔로'는 어떤 작품인가.
▶'캐셔로'는 너무 시원하게 잘 봐지는 작품이다. 8개 에피소드이고 회차당 러닝타임은 1시간 정도도 아니어서 한 번에 몰아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막힘없이 쭉 봐지는 작품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