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달러 주는데..' 트럼프, 韓日 비난 "동맹이 美 착취"

美, 韓日 관세 합의 투자금으로 원전 건설 "동맹이 美 착취"
美 상무장관,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치적 자랑
韓日에서 관세 합의로 받은 돈 7500억달러로 우선 원전 건설
韓이 제시한 1500억달러는 조선 산업에 투입
트럼프 "동맹이 美 착취, 韓이나 日 언급하지 않겠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국방)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정부 성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관세 협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수천억달러의 투자를 받아낸 미국이 우선 투자금 일부로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동맹들이 미국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다른 장관들과 함께 트럼프 2기 정부의 치적을 자랑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서 미국 대통령이 지정한 곳에 건설하기 위한 7500억달러(약 1102조원)의 현금을 제안했다"며 "우리는 원자력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은 "우리는 미국에 전력 발전을 위한 원자력 병기고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투자한 수천억달러를 통해 그것을 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이 우리에게 돈을 준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이곳에 건설하고, 현금 흐름은 50대50으로 나눈다"고 부연했다.

이날 러트닉이 언급한 7500억달러는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대미투자액 중 조선업 분야를 제외한 2000억달러와 일본과 합의한 5500억달러를 합친 수치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일본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명시했다. 한미 양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MOU에 따르면 대미 투자 총액 3500억달러는 2000억달러의 현금 투자, 그리고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1500억달러(약 220조원)의 조선 협력 투자로 구성된다. 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는 한국과 미국이 5대 5의 비율로 배분하되, 원리금 상환 이후부터는 이 비율이 1(한국)대 9(미국)로 바뀐다.

이날 러트닉은 한국의 조선업 투자를 두고 "미국에서 1500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건조할 것이다"면서 "이는 (조선업이)작동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각료회의를 주재한 트럼프는 간접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비난했다. 그는 "나는 이름을 말하지는 않겠다. 나는 일본을 거론하지 않겠다.

나는 한국을 거론하기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이름을 거론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그 누구도 당해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우리를 뜯어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동맹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여러분의 나라를 끔찍하게 이용했지만 이제 우리는 쏟아지는 관세 때문에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