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편 40% 감축·항공권 50만장 취소 '전례 없는 조치'
타카이치 총리 대만 발언 이후 중국의 보복성 대응
캐논 중산 공장 폐쇄, 일본 제조업의 현지 리스크
소비·투자·공급망 전반에서 갈등 파급력 증대
타카이치 총리 대만 발언 이후 중국의 보복성 대응
캐논 중산 공장 폐쇄, 일본 제조업의 현지 리스크
소비·투자·공급망 전반에서 갈등 파급력 증대
[파이낸셜뉴스] 중국과 일본 사이의 이동·소비·투자 흐름이 동시에 급전직하하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이 12월 중-일 노선의 40% 이상을 한꺼번에 취소하며 하늘길을 사실상 닫아버렸다. 이미 예매된 일본행 항공권 50만장이 줄줄이 환불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일본 캐논의 광둥 공장 폐쇄까지 겹치면서 양국 갈등이 '여행 보이콧'을 넘어 제조업 공급망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만 문제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충격은 경제 전반을 흔드는 국면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항공편 1900편 사라진 중-일 노선
중국 항공사들은 12월 한 달 예정돼 있던 베이징·상하이·광저우발 일본 노선의 40% 이상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소 1900편이 운항표에서 삭제됐다고 전했다. 연말 여행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라는 점에서 비정상적 수준의 감축이다.
가장 직접적 단초는 타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이다. 그는 대만 유사시 일본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고, 중국은 즉각 외교적 반발 기류를 드러냈다. 이번 대규모 항공편 취소는 사실상 정치적 메시지이자 보복 성격의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내부 소비 여론도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미 구매된 일본행 항공권 50만장 이상이 환불·취소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는 '일본 여행 취소 인증'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단순한 민심 분출이 아니라 중국이 대만·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장기 전략 카드로 여행 보이콧을 동원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캐논, 전격 철수 "관리 가능한 수준 넘었다"
이번 갈등은 관광 시장을 넘어 제조업 투자 환경으로 번지고 있다. 캐논은 광둥성 중산시에 위치한 프린터 생산 공장을 갑작스럽게 전면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시아타임스는 이 공장이 지난 2001년 설립된 장기 투자 거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철수가 '중-일 관계 냉각, 비용 상승, 지정학 리스크'가 결합한 결정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일본 제조업은 최근 몇 년간 인건비·규제 부담에 더해 기술·데이터 분야의 감시 리스크까지 커지며 이미 압박을 받고 있었다. 여기에 이번 외교 갈등이 촉매가 되면서 일본 기업이 중국 사업을 서서히 축소하거나 2차 생산지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내부에서도 "중국 리스크가 더 이상 관리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국 관계는 단기간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이 여행 제한이나 민간 소비 제재를 외교 수단으로 활용해온 사례는 이미 반복돼 왔고, 이번 조치는 대만 문제에 대한 장기적 전략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한 관광 수요 충격이 아니라 기업·공급망·정책 환경까지 걸쳐 있는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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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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