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생산적 금융' 시대...소호대출은 되레 '위축'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3 15:17

수정 2025.12.03 15:16

월별 5대 시중은행 소호대출 증감 추이
(단위 : 억원)
전월 대비 증감
1월 -6862
2월 -661
3월 -4024
4월 +2967
5월 -2084
6월 -4668
7월 +6644
8월 +4227
9월 +1636
10월 +2809
11월 +780
(자료=각사)
[파이낸셜뉴스] 은행권에서 '생산적 금융' 기조가 강화되고 있지만 자영업자·개인사업자(SOHO) 대출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증가 폭은 최근 4개월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둔화 속에서 자영업자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총 325조69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780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 6월 4668억원이 감소한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의 위축은 전체 기업대출 증가 추세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49조464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1587억원 늘었다. 지난 7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면서 대출 여력이 가계대출에서 기업여신으로 이동한 영향이다.

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폭이 3조원을 웃돌면서 은행의 자금 공급 축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기간 이들의 가계대출 증가는 1조원대에 그쳤다.

문제는 경기 둔화와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소호·자영업자의 금융 접근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사업자의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겹치자 은행들이 신규취급에 더욱 신중해졌고, 고위험 업종에 대한 심사 강화까지 맞물리며 증가세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평균 0.65%로,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0.61%)보다 높았다. 개인사업자대출의 부실채권비율(NPL) 역시 0.61%로 상승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중심의 생산적 금융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 부진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소호 금융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