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종전 협상 대표단, 2일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만나
우크라-유럽 등과 조율한 종전안 놓고 5시간 비공개 회의
러시아 "세부사항보다 큰 틀에 대해 논의, 아직 해야 할 일 많아"
영토 문제에 발목 잡혀, 해외 러시아 동결 자산도 쟁점
우크라-유럽 등과 조율한 종전안 놓고 5시간 비공개 회의
러시아 "세부사항보다 큰 틀에 대해 논의, 아직 해야 할 일 많아"
영토 문제에 발목 잡혀, 해외 러시아 동결 자산도 쟁점
[파이낸셜뉴스] 우크리아나 종전안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 대표단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해 5시간에 걸쳐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으나 타협을 보지 못했다. 러시아 측은 특히 점령지 문제를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3일 보도에서 미국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의 비행기가 이날 오전 2시에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고 전했다. 위트코프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과 함께 모스크바에 도착해 러시아 대표단과 종전안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은 2일 오후부터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의를 진행했으며 회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우샤코프는 이번 회동 직후 "러시아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의 대화는 유용하고 건설적이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회담에서 미국이 제안한 종전안의 구체적인 문구보다는 그 틀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전했다. 우샤코프는 이번 회의에서 평화에 더욱 가까워졌는지 묻자 "확실한 것은 더 멀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 모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합의된 사항은 그것"이라면서 "접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샤코프는 "어떤 부분은 합의할 수 있었고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상대방 측에 확인했다"면서도 "다른 부분은 비판을 유발했고 대통령 또한 여러 제안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샤코프는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에 대해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타협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20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합의한 28개 항목의 종전안 초안을 전달했다. 일부 미국 매체들은 지난달 22일 보도에서 쿠슈너와 위트코프, 드미트리예프 등이 지난 10월 미국 정보 부처와 상의 없이 종전안 초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23일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구체적인 종전안 협상에 들어갔다. 이들은 기존에 28개 조항으로 알려졌던 종전안을 19개로 간추리고, 러시아에 편향적이었던 내용을 수정했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해 미국 대표들과 2차 협상을 진행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 아일랜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일 오전에 방미 협상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네바 문서가 다듬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의 우샤코프는 2일 회담에서 여러 버전이 논의됐다며 "처음에는 하나의 버전이 있었고 이 버전이 수정돼 하나의 문서가 아니라 조금 더 많은 문서가 생겼다"고 전했다.
2일 젤렌스키는 미국 측에서 러시아 방문 결과를 듣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신호가 우리 파트너들과의 '페어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우리는 미국 대표단과 곧 만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동시에 미·러 협상 결과에 따라 본인이 트럼프와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약 4년 동안 이어진 러시아와 전쟁에 대해 "가장 도전적인 동시에 낙관적인 순간"이라며 "어느 때보다도 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논의한 새 평화 구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영토 문제, 그리고 해외 러시아 동결 자산 처분 문제를 꼽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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