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中, 첨단산업 추월 차선 진입" 韓, 기술굴기 대응 전략 마련해야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3 15:25

수정 2025.12.03 15:25

공학한림원·국회 이날 '中 기술굴기 대응전략 포럼' 진행
중국 반도체 이미지. 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이미지. 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중국 기술굴기 대응 전략' 포럼 발표에서 패널들이 국내 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중국 기술굴기 대응 전략' 포럼 발표에서 패널들이 국내 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분야는 논문·특허·데이터 등에서 중국은 이미 1위다." (정문식 서울대 AI연구원 교수)
"중국은 50년의 반도체 역사를 가진 한국을 추격, 반도체 진출 10여 년 만에 한중간 일반 D램 기술 격차를 2~3년 수준으로 좁혀놨다. 낸드 분야는 기술격차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중국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주요 분야에서 이미 '추월 차선'에 진입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중국의 기술굴기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시장·정책 전반을 흔드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한국도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中굴기, 막대한 재정·인센티브 뒷받침
안준모 한국공학한림원 중국 기술굴기 대응 연구위원장(고려대 교수)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중국 기술굴기 대응 전략' 포럼 발표에서 "중국은 강력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공개된 한국공학한림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추격은 이미 일부 분야에서 '역전'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AI 분야에서 중국은 논문·특허·데이터 축적량 등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며, 기술 연구분야에서 미국과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다. 반도체 역시 메모리에 한정되지 않고 시스템반도체까지 생태계 전반의 국산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면서 기술·시장·산업 기반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연구개발(R&D) 지출은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공격적으로 핵심 산업을 키운 덕이다. 이중 반도체 산업의 경우 2014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약 140조원 규모의 대형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산업 전반에 투입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안 전무는 "중국은 자국 기업에는 국산 반도체 우선 조달 의무를 부여하고,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을 만들어냈다"며 "해외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다수 마련해 인재를 영입했다"고 부연했다.

AI·반도체·로봇 아우르는 종합 전략 필요
중국의 부상은 한국 산업계에 단순한 경쟁을 넘어 복합적 도전이다. 한중 산업 경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주력하는 AI, 배터리, 로봇, 전기차, 스마트제조 기술 산업 분야가 우리나라 주력 산업과 유사하다. 중국의 철강, 석유화학 등 과잉생산은 이미 한국 관련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상태다.

안 연구위원장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교훈 삼아, 개별 기술 중심보단 종합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이끌어야 한다"며 "AI, 반도체와 같은 핵심 분야를 단일 기술이 아닌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전방위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AI를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 기반 인프라로 규정하고 반도체 칩 생산,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독자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휴머노이드(피지컬 AI), 데이터센터 전력공급(배터리), AI 반도체까지 연계하는 등 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