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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고개 숙인 한동훈.."그만하라고 할 때 까지 사과해야"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3 14:29

수정 2025.12.03 14:2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3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3일 여당 대표로서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쪽문은 지난해 12월 3일 한동훈 당시 대표가 계엄 해제 표결을 이끌기 위해 진입한 문이다.

한 전 대표는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몇 시간 만에 위기를 극복했다"며 "민주주의의 굉장한 회복력을 보여준 대한민국 국민들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어 "그날 밤 우리 국민의힘은 좁은 문을 통해 어렵사리 국회에 들어가 계엄을 해제하는 데 앞장섰다"며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일지라도 앞장서서 막고 단호하게 국민의 편에 서겠다고 한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1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지켜낸 민주주의가 온전하게 회복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 나빠졌다"며 "자신의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대통령이 사법부를 겁박하고, 사법부 인사에 개입하고, 검찰을 폐지했다"며 "헌법존중TF(태스크포스)라는 어이없는 이름으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으며 10·15 주거 제한 조치로 자기 의지대로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려는 국민들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혁신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한 전 대표는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내일로 나아가려면 과거의 잘못된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며 "반성할 수 있는 용기만이 그 전진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해서 민주당이 막 나갈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반성은 민주당의 폭거를 저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장동혁 대표가 12·3 1년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사과는 받는 사람 기준이고 사과를 받을 분들은 국민이지 민주당이 아니다"며 "민주당도 이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국민들께서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국민의힘 정치인이고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국민의 도구와 힘이 되기 위해 존재하고 일하는 사람"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