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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등급·단계별로 나눠야”…대한당뇨병학회, ‘중증 당뇨병’ 새 분류 체계 제시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3 15:06

수정 2025.12.03 15:05


3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열린 ‘중증 당뇨병 관리 강화, 분류체계 개선을 위한 전략 모색’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3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열린 ‘중증 당뇨병 관리 강화, 분류체계 개선을 위한 전략 모색’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당뇨병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중증 당뇨병 관리 강화, 분류체계 개선을 위한 전략 모색’ 심포지엄을 열고, 중증 당뇨병을 새롭게 정의하는 분류 체계를 공식 발표했다.

현재 당뇨병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1형과 2형으로 분류하지만, 환자마다 중증도 차이가 커 질병의 위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학회는 대사 이상 정도를 정량화한 ‘등급’과 합병증의 누적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단계’를 함께 평가하도록 분류 체계를 설계하고, 이를 ‘당뇨병 등급-단계 분류(DGSC)’로 명명했다. 이번 분류 체계는 학회 중증당뇨병 연구진이 주도해 개발했으며, 국제학술지 2025년 49권 6호에 게재됐다.



DGSC의 첫 번째 평가 기준인 '대사 등급'은 인슐린 분비 부족과 저항성의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인슐린 분비 능력은 C-펩타이드 수치로, 인슐린 저항성은 하루 인슐린 사용량 등으로 평가해 다음과 같이 4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은 생활습관교정이나 경구약으로 조절 가능한 초기 단계, 2등급은 여러 약물 치료가 필요한 중등도 단계, 3등급은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중증 단계다. 4등급은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거나 극심한 저항성이 나타나는 초중증 단계로 당뇨병케토산증, 고삼투압성 혼수, 중증 저혈당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준인 ‘합병증 단계’는 병태생리 기반의 대사 등급을 보완하는 분류로, 당뇨병으로 인한 심장, 신장, 눈, 신경 등 주요 장기 손상 정도를 평가한다.

평가 대상에는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당뇨병망막병증, 신경병증이 포함되며, 합병증 단계 역시 4기로 구분된다.

1기는 합병증은 없지만 고혈압,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상태, 2기는 검사에서만 발견되는 초기 합병증 상태, 3기는 협심증, 신장 기능 저하, 시력 이상 등이 임상적으로 확인되는 단계, 4기는 심근경색, 말기 신부전, 실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진행 단계다.

차봉수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은 매우 흔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료진이 진료하지만, 어떤 경우부터 당뇨병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하는지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중증 당뇨병 분류 시스템에서는 대사 등급 3 이상 또는 합병증 단계 3 이상인 경우 중증으로 분류하고 당뇨병 전문가 진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증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거나 심한 저혈당이 반복될 때, 혈당 변동 폭이 매우 클 때, 망막병증, 신장병, 심장병이 빠르게 악화될 때는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