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총구를 붙잡았던 일과 관련해 당시 모친에게 크게 혼이 났다고 털어놨다.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안 부대변인은 나중에 영상을 본 어머니가 “(상황이) 위험했다고 크게 뭐라고 하셨다”고 했다.
당시 안 부대변인은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을 가로막으며 "부끄럽지도 않냐! 부끄럽지도 않냐고"라고 호통치며 총구를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총구가 가슴 쪽을 향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영상이 전 세계로 확산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안 부대변인은 "현장에는 저보다 더 용감한 분들이 많이 계셨다“며 ”실제로 계엄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으신 분들도 계시는데, 제 모습이 화제가 되는 것 같아서 송구스럽고 좀 민망하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저도 사람인데 무서웠던 것 같다. 그런데 그때는 막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한 안 부대변인은 “(시민들과) 다 같이 막았던 것 같다. 멀리서 가구를 가지고 오신 분도 생각이 나고, 소화기를 분사하셨던 분도 생각이 난다. 넘어지고 이런 분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중에 임무에 소극적이었던 군인들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팠는데, 어쨌든 무장한 군인들을 국회에서 마주치니까 현실감이 없었다"며 “그때는 잘못하면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위협적이었던 것 같았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본회의장 안에서 들려오는 박수 소리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됐다는 걸 알았다는 안 부대변인은 “조금 안도했는데, 언제 2차 계엄이 발생할지 모른다 싶어 불안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당장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이렇게 거칠게 항의하는 분도 계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부대변인은 만약 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도 계엄군 앞에 용감하게 설 수 있겠냐는 질문에 "혼자였으면 너무 무서웠을 것"이라며 "그때 현장에 너무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저도 용기가 났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국회 출입증이 있었지만, 거기 오신 시민분들은 그냥 맨몸으로 오신 것”이라며 “어디로도 들어가실 수 없고 어디에도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더 용감하고 정말 위대하신 분들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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