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유한 지역일수록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인 '건선'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학협회 산하 의학 학술지 ‘JAMA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는 전 세계 건선 환자가 1990년 2310만 명에서 2021년 4300만 명으로 86%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기간 남성은 10% 이상, 여성은 7% 이상 발병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서유럽 등 고소득 지역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이 중 미국에서는 750만명이 넘는 성인이 건선을 앓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이 고소득 국가의 높은 위생 수준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소득 사회의 지나치게 청결한 환경이 미생물이나 기생출에 대한 노출을 줄여 구성원의 면역 체계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부유한 국가일수록 증상 보고가 활발하고 진단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실제보다 더 많이 보고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모델이자 배우인 킴 카다시안(45)과 그의 어머니 크리스 제너(70)도 건선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다시안은 자신의 SNS를 통해 건선이 악화된 사진을 공개하며 “삶이 고통스럽다”면서 “아마도 너무 많은 걸 지켜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내 전체 인구의 약 0.5%가 건선 환자로 추정
건선은 면역세포의 이상 반응으로 피부에 염증과 각질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주로 팔꿈치, 무릎, 두피 등에 붉은 비늘 모양의 반점이 생기고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기후 변화, 건강 상태 악화 등이 주요 악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의 약 0.5%가 건선 환자로 추정된다. 건선은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변이 없거나 경미할 때에도 주의 깊게 관리해야 심하게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건선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면역반응 이상과 유전적 소인,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 외상, 감염(편도선염 등), 스트레스, 특정 약물 등이 악화 또는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염은 되지 않으며 평생 관리가 필요한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건선은 피부에 붉은 발진이 생기면서 그 위로 하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건선이 심해지면 발진은 주위의 발진들과 뭉치거나 그 자체로 커질 수 있으며, 많이 퍼지는 경우에는 전신의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기도 한다.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지만, 국소 크림·약물 등 비교적 가벼운 치료와 꾸준한 관리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일시적으로 악화됐거나 심한 병변을 가진 환자들은 광선치료나 먹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잘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생물학제제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생물학제제는 건선과 관련된 면역 이상을 더욱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잘 조절된 건선도 치료를 중단하거나 여러 외부 요인에 의해 재발 혹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피부보습, 불필요한 자극 피하기, 스트레스 관리, 식단 관리, 금연, 금주 등 올바른 건선 관리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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