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장중 500조원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9시 42분께 코스닥 시가총액은 502조6320억원까지 상승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6월부터 10월까지 전개된 코스피 랠리와 지난달부터 가사회된 코스닥 지수 오름세로 시가총액 4000조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코스피 3321조6943억원, 코스닥 499조2415억원으로 총 3820조9358억원 규모다. 지난 2일 코스피가 4000선 밑으로 밀려날 당시 합산 시총 3771조3324억원(코스피 3275조4973억·코스닥 495조8351억원)에서 이틀 만에 30조원 넘게 급증하는 등 지수가 조정 후 추가 상승하며 4000조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2021년 6월 25일 약 3964조원 수준이다.
코스닥 시총의 급등의 주된 동력은 로봇 업종의 강세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닥 투자심리 개선을 주도했다"며 "코스닥 벤처펀드나 국민성장펀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유도에 코스피 5000 정책에 이은 코스닥 정책 동력 기대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로 전개된 유동성 장세도 국내 주식시장 강세에 한몫했다. 다만 오르는 종목에만 수급이 몰리는 '쏠림' 장세가 가속화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반기 코스피 상승 랠리를 이끈 주도 업종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력기기, 조선, 방산, 원전 등이다. 전력기기 관련주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시장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했다. 조선과 원전은 한미 마스가(MASGA), 마누가(MANUGA) 협력 기대감에 상승 탄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시총 4000조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의 이익 증가나 전력기기, 일부 K 컬쳐 기업들에 코스닥 바이오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내년 상반기, 빠르면 1·4분기에 4000조 도달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가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실적 개선은 증시 자기자본이익률(ROE) 향상으로 이어져 국내 증시의 새로운 도약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증시 랠리는 ROE 개선에 따른 결과보다는 유동성 장세 영향이 더 컸다"며 "현재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8%인데 (이 수치로는) 대대적 ROE 개선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백 센터장도 "시총 4000조, 더 나아가 5000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의 경영 혁신과 혁신 기업의 발굴이 병행돼야 한다"며 "한국은 반도체나 조선 등 전통적 제조업에서는 힘을 갖고 있지만 인공지능(AI), 로봇, 신사업 등에 대해 주도권이 없어 혁신 발굴과 투자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최두선 임상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