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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 무진성 "한복 널리 알릴 사극 로맨스도 해보고파" [N인터뷰]②

뉴스1

입력 2025.12.04 15:31

수정 2025.12.04 15:31

배우 무진성/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무진성/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무진성/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무진성/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달 30일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극본 장현/ 연출 이나정, 김동휘)가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시절,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 분)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종회가 10.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무진성은 극 중 표상선을 운영하는 표박호(김상호 분)의 아들 표현준 역을 맡았다. 표현준은 늘 자신보다 앞서 있는 강태풍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계속해 강태풍을 괴롭히며 그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특히 아버지 표박호에게 인정받기 위해 범죄도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작품의 매력을 더하는 악역으로 활약했다.

무진성은 이런 표현준을 연기하며 1990년대 감성 가득한 스타일링과 함께, 모두의 분노를 유발하는 악역을 매력있게 그려내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태풍상사'를 마치고 다음 차기작 준비를 바삐 하고 있는 무진성을 만났다.

<【N인터뷰】 ①에 이어>

-표현준은 아버지인 표박호의 영향을 많이 받은 캐릭터인데, 과연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삐뚤어졌을까 생각하는 지점도 있었는데 어땠나.

▶그 부분을 저도 표현하고 싶어서, 현준이가 태풍상사 사무실 사장 자리에 처음 앉았을 때 태풍이와 아버지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보는 장면이 있다. '너희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냐, 그게 참 궁금하다'고 하면서 액자를 딱 뒤집는 장면에서 감정 상태를 잘 표현하려 했다. 현준이도 아버지가 만약 자신에게 태풍이 아버지와 같은 사랑을 줬다면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하는 내재한 속마음이 드러난 장면이라 생각이 많이 난다.

-오랜 기간 촬영을 했던 작품으로서 많은 고생을 했을 법한데.

▶저는 사실 작품에 참여할 때 고생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최대한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까의 고민과 행복감이 먼저 든다. '태풍상사'도 되게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을 한 것 같다. 액션을 할 때도 에너지가 많이 났고 캐릭터가 더 풍성하게 표현이 되겠다고 해서 에너지 넘치게 했다. 고생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임팩트가 강한 장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태풍이를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게끔 하고 뒤돌아봤을 때 현준이의 씁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걸 또 느끼셨던 시청자분도 많이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행복하기도 했다. 나의 의도가 잘 전달이 됐구나 싶었다. 당시의 의도는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현준이인데, 태풍이가 직원들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이겼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인자 밖에 될 수가 없었나'라는 복잡미묘한 씁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신이 기억에 남는다.

-표현준이 표박호에게 패륜적인 일을 저지르는 충격적인 장면도 있었는데, 그 장면은 어떻게 촬영하려 했나.

▶촬영하기 전에 감독님, 김상호 선배님하고 1시간 넘게 회의를 했다. 잠깐 촬영을 멈추고 나눴던 얘기가, 김상호 선배님께서 '부자지간의 사랑으로 가자'라고 하셨다. 선배가 '부자지간의 정과 애증의 마음으로 가자'고 하시더라. '난 아버지에 대해서 사랑을 받고 싶었는데 못 받았고, 아버지도 아들을 너무 사랑하기에 더 모질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당성을 가지고 연기를 했다. 당연히 인간적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고 공감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배우로서는 어쨌든 표현을 해야 했기에 그런 정당성을 만들었다.

-결국 감옥으로 가게 된 표현준의 엔딩인데, 그 이후 표현준은 어떤 삶을 살았을 것 같나.

▶드라마 중간에 미국에 사는 이모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 그곳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다. 아버지 말대로 미국에 가서 새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버지가 애초에 미국에 가라고 했을 때 갔으면 이 사달이 나지는 않았을 터라는 생각도 든다.(웃음)

-'태풍상사'의 큰 틀은 결국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기도 했는데, 부자 관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됐나.

▶아무래도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강태풍의 아버지를 보면서 저희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더라. 저희 드라마가 부자지간에 대해서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드라마여서 저 또한 그 생각을 많이 했다. 저희 아버지와 같이 시청한 적도 있는데, 아버지도 아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팀워크가 좋은 '태풍상사' 팀을 보면서 혼자 다녀야 하는 현준이의 입장으로 부러웠던 적은 없었나.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마지막 회차쯤에 태풍상사 쳐들어가는 장면이었다. 촬영을 쉴 때 태풍상사 팀은 화기애애한데 저는 못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약간 씁쓸하더라.(웃음) 태풍상사 팀원들은 촬영이 아닐 때도 팀워크가 좋아서 자연스러운 그런 모습들이 잘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본인에게 '태풍상사'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저에게 이 작품은 조금 더 많은 분들께 무진성이라는 이름을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였다. 또 배우로서 깊이 있고 섬세한 감정선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저에게는 뜻깊은 작품이었다. 한해를 이렇게 다 보내면서 한 작품은 처음이었기에 거의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작품이 됐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캐릭터나 장르를 소화해 보고 싶나.

▶저는 늘 로맨스가 최종 목표다. 또 사극을 한 지가 오래돼서 사극을 해보고 싶다.
요즘 K푸드, K팝 등 K가 유행인데 한복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사극을 통해서 로맨스를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