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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0년물 국채금리 1.93%..18년반만에 최고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4 15:55

수정 2025.12.04 15:59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의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4일 1.935%까지 치솟으며 18년 반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대규모 경제 대책 수립을 추진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세가 탄력을 받은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4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신규 발행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45%포인트(p) 오른 1.935%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18년 반 만에 최고치다.

같은 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인 3.44%까지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 금리도 전날 17년 만의 최고치인 1.01%까지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실시한 30년 만기 국채(88회 리오프닝) 입찰에서 투자수요가 강하게 나타나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중 1.895%까지 상승폭이 줄었지만 매수세가 일단락된 뒤 다시 상승폭이 커졌다.

이날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최저 낙찰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응찰액을 낙찰액으로 나눈 응찰 배율은 2019년 5월 이후 약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장기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일본은행이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예상에 금리 상승 기대에 따른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일 나고야시에서 열린 금융경제 간담회에서 "오는 18~19일에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의 여부를 적절하게 판단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간담회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및 물가 전망이 실현된다면 계속해서 정책(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금융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현재의 실질 금리, 즉 명목 정책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금리는 극히 낮은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다카이치 내각이 재정확대 정책을 내놓으면서 일본은행의 최종금리 수준 역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금리'에 대해 "현재는 상당히 넓은 범위로밖에 추정할 수 없는 개념이지만 앞으로 조금 더 범위를 좁힐 수 있게 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공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책금리를 최종적으로 어디까지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우에다 총재는 그동안 중립금리가 "1~2.5% 정도의 범위에 분포한다"고 설명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다음 금리 인상 시에 "중립금리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현재 정책금리는 0.5%이며 다음 인상에서는 0.75%가 될 전망이다.

향후 중립금리의 범위가 좁혀지거나 하한이 상향될 경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나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립금리에 대한 일본은행의 판단을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한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부가 장기 금리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금리 상승 효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