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역대급 불수능' 국어·영어 어려웠다…만점자도 5명뿐(종합2보)

뉴스1

입력 2025.12.04 15:52

수정 2025.12.04 17:29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및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및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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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뉴스1) 김재현 장성희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다. 특히 국어·영어가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고 만점자도 5명에 불과했다. 수능 출제기관 수장은 유감을 표명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표는 5일 통지된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47점…영어 1등급 고작 3.11%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주요 과목 중 국어 영역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139점)보다 무려 8점이나 오른 147점을 기록했다. 교육현장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을 넘어서면 다소 어렵다고 평가하며,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올라간다.

국어 만점자 비율도 0.05%(261명)에 불과했다. 전년도(0.23%·1055명)보다도 크게 낮아졌다.

1등급 내 표준점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14점이나 났다. 시험이 어려웠던 만큼 1등급 폭이 커진 셈이다. 전년도에는 8점 차이였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국어 영역 최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강화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영어영역은 절대평가인데도 가장 까다로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개 영어의 난이도는 1등급 비율로 가늠하는데, 이번 시험에서는 3.11%(1만 5154명)에 불과했다. 상대평가 1등급 비율이 4%대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어렵게 출제된 셈이다.

수학영역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전년도(140점)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최상위권 체감 난도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수학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을 획득한 수험생은 780명으로, 전년도(1522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탐구영역은 전반적으로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다. 선택과목 간 난도 격차에 따른 유불리도 다소 완화됐다. 사회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최대 6점으로, 전년도(11점)보다 줄었다. 전년도 8점 차가 났던 과학탐구도 6점 차로 감소했다.

다만 '사탐런' 현상에 따른 변수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사탐런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을 뜻하는 용어다. 이번 수능 채점 결과 사회탐구 9개 과목 2등급 이내 인원은 7만 9611명으로, 전년도(6만 1236명)보다 30.0%(1만 8375명) 증가한 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불수능에 만점자 5명…평가원장 "영어 문항 교체 과정 때 난이도 못 살펴"

수능이 어려웠던 만큼 만점자 수도 전년도와 비교해 줄었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총 5명이다. 지난해에는 11명이었다.

올 수능 만점자 가운데 재학생은 4명, 졸업생이 1명이다. 만점자 중 탐구영역 선택과 관련해 1명은 사회탐구, 4명은 과학탐구를 택했다.

수능 만점자는 국어·수학·탐구영역에서 모든 문제를 맞히고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한국사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을 말한다.

불수능 논란이 불거지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 오 원장은 "국어·영어에서는 문항 출제와 검토 과정에서 의도하고 확인했던 것과는 달리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영어의 경우 교육과정의 학습 정도를 평가한다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시험 난이도를 목표로 했으나 당초 취지와 의도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영어의 경우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야겠지만, 출제 과정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제지나 시중에 나온 기존 문항과 유사한 문항이 많이 발견돼 향후 교체한 문항이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문항 교체 과정서 일부 난이도 부분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컸던 수능 사인펜 번짐 문제에 대해서는 "답안지 육안 확인을 거쳐 수험생에게 전혀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며 "특히 답안지 판독 과정에서 답안 중복으로 인식된 답안지 전체에 대해서는 육안 확인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사인펜 번짐으로 문제가 된 사항은 총 82건이다. 민경석 수능 채점위원장은 "82건에 대해 4회 이상 육안으로 확인해 학생들에게 불이익 돌아가지 않게 채점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에 대한 학교 현장과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여 합리적 방안을 찾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