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박주평 기자 = SK그룹이 4일 단행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은 젊은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세대교체, 민첩한 대응을 위한 조직 효율화, 인공지능(AI) 사업 추진 가속화 등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신규 선임 임원 규모는 2023년 이후로는 가장 크지만 전체 임원 규모는 감소하는 등 그룹 전반적으로 조직 내실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년 대비 신규 임원 규모는 증가…60% 이상이 80년대생
SK그룹은 이날 신규로 85명의 임원을 선임했다. 2022년부터 신규 선임 임원이 감소했지만 이번에는 작년(75명)보다는 10명 증가했다. SK는 2022년 165명, 2023년에는 145명, 2024년에는 80명, 2025년은 75명의 임원을 새로 선임했다.
신규 임원 선임은 늘었지만 그룹 전체의 임원 규모는 1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이 내실 강화 기조에 따라 효율화를 추진 중이기에 임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SK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 조직 효율화가 시행됐고 임원 조직 강소화(强少化)를 통해 '작고 강한 조직'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세대교체 기조도 분명히 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8.8세로 작년(만 49.4세)보다 젊어졌다. 85명 중 전체의 20%인 17명은 1980년대생이고 60% 이상(54명)은 40대로 구성됐다. 여성 신규 선임 임원은 8명인데 6명이 1980년대생이다. 최연소 신규 선임 임원은 안홍범 SK텔레콤 Network AT/DT 담당으로 1983년생이다.
SK하이닉스는 총 37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하면서 차세대 리더 육성에 속도를 냈다. 기술·지원 조직에선 80년대생 여성 임원도 배출했다. 전사 지원 조직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 산하 주요 임원에 김동규 담당(미래전략), 강유종 담당(구매), 진보건 담당(기업문화) 등을 선임해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과 계열 사업 자회사 임원 인사는 현장형 리더와 차세대 경영진 육성을 위한 젊은 인사 발탁에 중점을 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체 임원 규모는 축소됐지만 신임 임원 평균나이는 46.7세로 이전보다 1.5세 낮아졌다"며 "리더십 변화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AI 주도권 확보에 역량 결집…미래 성장 준비 '착수'
최태원 회장은 AI 주도권 확보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5 CEO 세미나'에서도 AI 시대의 사업 전략과 SK그룹의 성공적인 AI 전환의 방향성, 사별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SK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도 AI 추진 조직을 신설, 미래 성장 준비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역별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했다. 안현 개발총괄(CDO) 사장이 이 조직을 맡아 컴퓨팅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를 가속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미국 AI 리서치 센터에는 글로벌 구루(Guru)급 인재를 영입해 시스템 연구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과 지정학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AI와 반도체 중심의 전략 설루션을 제시할 '매크로 리서치 센터'도 세운다. 글로벌 거시경제부터 개별 산업, 기업 분석에 정통한 전문가를 이곳에 영입해 미래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모든 자회사에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AX전담조직을 만들었다. SK에코플랜트는 설루션 사업(건축)과 에너지 사업(AI 데이터센터 등)을 통합한 AI 설루션 사업 조직을 출범시켰다.
SK스퀘어는 투자회사로서 AI 관련 새 판을 짜기 위한 조직을 재정비했다. AI·반도체 투자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CIO/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조직을 '전략투자센터'로 바꿨다. AI를 기반으로 SK스퀘어의 투자 업무와 포트폴리오 회사의 ICT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AI혁신' 조직도 신설했다. 이 조직 산하에 AI/DT(디지털 전환) 조직을 새롭게 배치하고, 기존 정보보호 조직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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