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42쪽 질문지…반클리프 목걸이·티파니 브로치 실물 보여
김건희, 모든 질문 진술 거부…5시15분 호송차 타고 구치소행
11일 '관저 이전·선상 파티·로저비비에 수수' 위주로 조사할 듯
[서울=뉴시스] 오정우 김래현 기자 = 각종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조사가 3시간여만에 종료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김 여사가 탑승한 호송차는 이날 오후 1시50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준비한 42쪽 질문지를 토대로 각종 물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그 대가로 인사 청탁을 들어줬는지 등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캐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날 이 회장이 건넸다는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실물을 보여주며 공여자들이 청탁을 위해 금품을 건넨 것을 인지했는지를 추궁했다고 한다.
다만 김 여사는 이날 조사에서 모든 질문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뒤 오후 5시15분께 호송차를 타고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김 여사 측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위원장)에게 화장품을 선물한 것은 김 여사가 기억을 한다고 했으나, 김 여사가 고가 목걸이와 금거북이를 받았는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여사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6200만원 상당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비롯한 고가 장신구들을 받고 사위의 인사 청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회장의 사위는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에 동행했을 당시 해당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산 신고 목록에 누락돼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김 여사 측은 착용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는 가격이 저렴한 모조품이라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검찰에 설명했다. 특검 조사에서는 20년 전 홍콩에서 사 모친 최은순씨에게 선물한 가품으로, 순방 때 빌려서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장신구들을 선물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 여사가 본인을 둘러싼 의혹이 일자 이 회장에게서 받은 장신구는 돌려주고, 모조품을 마련해 오빠 김진우씨의 인척 집에 보관했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190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보낸 후 자리에 임명됐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그의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전 위원장이 건넨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를 발견했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여사로부터 100만원대의 화장품 세트를 받은 답례 차원에서 지난 2022년 3월 유사한 가격대의 선물을 건넸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은 같은해 6월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고(故)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연락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선물을 대가로 초대 위원장에 내정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가 김 여사에게 54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건넸다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서씨가 김 여사에게 시계를 준 지난 2022년 9월, 서씨의 업체 드론돔은 대통령 경호처와 경호로봇 임차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특검은 오는 11일에도 김 여사를 소환하는데, 이날 조사가 이뤄지는 금품 수수 의혹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 전반에 관한 질의를 할 예정이다. 21그램 관련 의혹과 선상 파티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은 전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026년 1월 28일 김 여사에 관한 선고기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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