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문 이후 협의 속도
튀르키예 정부가 시노프 지역 제2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한국,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함께 참여하는 3자 협력 구상을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앙카라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협의가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알파르슬란 바이락타르 튀르키예 에너지장관은 3일(현지시간) 외신 간담회에서 "시노프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지난 몇 달간 한국전력공사와 논의를 진행해왔고, 웨스팅하우스도 일종의 '3자 협력'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그동안 최신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자사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했다며 2022년부터 지식재산권(IP) 소송을 제기해왔지만 지난 1월 한수원·한전과 합의한 바 있다.
합의에 따라 한수원·한전은 북미, 유럽, 우크라이나 등 특정 지역에서의 원전 수주 활동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튀르키예·중동·동남아·남미 등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락타르 장관은 "프로젝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앞으로 몇 달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재무 투자자 초청도 검토 중이며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공사 ENEC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의 방문이 한국과의 논의를 가속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중 한국전력과 튀르키예원자력공사는 원자로 기술·부지평가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간담회에서는 중국과의 경쟁 구도도 언급됐다.
중국중앙TV(CCTV) 기자가 "튀르키예가 중국보다 한국을 선호하느냐"고 질문하자 바이락타르 장관은 "오해하지 말라. 우리는 한국전력 및 한국 정부와 협상 중일 뿐 아직 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노프 외에도 아쿠유 지역 원전 건설에 필요한 원자로가 추가로 필요하다. 중국은 그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잠재적 주요 파트너"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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