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콘 떠오르며 과열경쟁
올해 20배 늘어난 1839곳 폐업
불황에 임대료·배달수수료 부담
수입 의존하는 원두값도 치솟아
올해 20배 늘어난 1839곳 폐업
불황에 임대료·배달수수료 부담
수입 의존하는 원두값도 치솟아
2018년 이후 포화상태를 보였던 커피 전문점 시장이 올해만 2000개 가까이 폐업하며 '자영업자의 무덤'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불황 속에 인건비와 배달비 상승에다 원두 가격 인상, 고환율까지 덮치면서 커피점 시장이 '레드오션'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커피 전문점 매장 수는 9만4634개로, 전년 동기 대비 1839개(1.9%) 감소했다.
커피점 급감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과도한 창업에 따른 경쟁 심화다. 카페는 다른 음식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재료 수급도 비교적 단순해 자영업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개인 카페는 프랜차이즈 로열티를 부담하지 않아 창업 열풍에 한몫했다.
하지만 급속도로 늘어난 매장으로 인해 수년간 포화상태가 지속됐고, 결국 폐업이 속출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소비패턴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성수, 강남, 종로 등 핵심상권의 수요는 유지되는 반면 주거지역 내 수요는 감소하며 양극화가 커졌다.
고장수 전국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도심이나 외곽 지역 매출은 유지되고 있지만 주거지역 카페는 폐업률이 높다"며 "저가 커피 매장이 하나 들어오면 주변 동네 카페 3~4곳이 문을 닫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악화된 경제적 여건도 자영업자들을 폐업으로 내몰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대상 대출만기 연장 조치가 2023년 종료된 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지난해가 커피점 폐업의 분수령이 됐다. 임대료, 인건비, 배달 수수료 상승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점주들이 속출한 것이다. 수입에 의존하는 원두 가격 급등도 폐업난을 부추겼다. 국제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연초 파운드당 3.33달러에서 최근 4.04달러로 21.3% 급등했다. 고환율도 점주들의 원가 부담에 기름을 부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기 각종 구제 혜택으로 버티던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며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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