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한민아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노인이 주식 투자 사기에 속아 고추 소스 병 안에 금괴 두 개를 숨겨 다른 지역으로 발송하려다 경찰의 설득으로 사기임을 깨닫고 피해를 면한 사건이 알려졌다.
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북부 톈진시 진난구에서 한 노인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쌍린 파출소의 리루이팡 경관은 한 노인이 사기범과 연락하고 있다는 사기 방지 경보를 받고, 즉시 출동해 해당 노인을 파출소로 데려와 면담했다.
그는 처음엔 "사기당한 적 없다. 친구와 주식 얘기를 했을 뿐"이라며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리 경관은 합법적인 투자 절차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사기 조직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을 분석하며 설득을 이어갔다.
약 두 시간 만에 설득 끝에 노인은 결국 입을 열었다. 그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주식 정보'라는 광고를 보고 QR코드를 스캔해 거래 앱을 다운로드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내부자'를 자처한 인물들이 "금을 구입해 보내면 투자 계좌에 현금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속이자 이를 믿고 금괴를 우편 발송하려 했다는 것이다.
리 경관이 "정상적인 투자라면 앱에서 돈을 바로 인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노인은 출금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그제야 본인이 사기를 당했으며 해당 앱이 가짜임을 깨달았다.
경찰은 즉시 택배사에 긴급 회수 요청을 넣어 소포를 가로채는 데 성공했다.
회수된 고추 소스 병 안에는 사기범의 지시대로 숨겨 넣은 30g 금괴 두 개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경찰은 금괴와 함께 노인에게 약 3만4000위안(약 700만원)의 피해액도 회수해 모두 돌려줬다.
중국애서 취약 계층 노인을 겨냥한 금융 사기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누리꾼들은 "어르신들의 행동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고추장 속 금괴라니 처음 본다", "경찰이 현실판 슈퍼히어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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