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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조남대 시비, 상주 '물방골 소공원'에 건립..실향민 아픔 달래다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5 14:23

수정 2025.12.05 13:32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경상북도 상주시 '물방골 소공원'에 세워진 시비 옆에서 조남대 시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경상북도 상주시 '물방골 소공원'에 세워진 시비 옆에서 조남대 시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큰산 넘어오는 뻐꾸기 소리에 / 오손도손 이웃들이 지붕 맞대고 / 인정 많고 살기 좋은 새띠 동네 / 낙동강 젖줄 일렁이는 황금 들판 / 빨간 곶감 주렁주렁 처마 등 달고 / 300년 은행나무 단옷날 그네 타며 / 온 마을 아낙네들 하늘로 날았었지 / 반백 년 타관객지 떠돌다 돌아오니 / 산천은 의구한데 반겨줄 사람 없고 / 고향 집 어디 가고 공장이 자리 잡아 / 쓸쓸한 바람만 불고 있네 / 유년의 추억이 넝쿨처럼 뒹굴면서 / 청운의 꿈 키우던 그리운 내 고향 / 이제는 어디에서 고향 향수 달래볼까 / 못다 한 정 남기고 이내 발길 돌리네 (조남대 시인 '내 고향 새띠')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경상북도 상주시에 조남대 시인의 시비(詩碑)가 세워졌다.

상주시는 최근 헌신동 '물방골 소공원'에 시인 겸 수필가이자 한국국보문인협회 부이사장인 조 시인의 시비를 건립했다고 5일 밝혔다.

그는 1955년 5월 5일 상주시 헌신동에서 출생했다. 조 시인의 고향인 헌신동 '새띠 마을'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상주일반산업단지(약 33만 3000㎡) 공사가 시작돼 마을 주민들이 고향을 뿔뿔이 떠난 실정이다.

이에 상주시는 실향민들의 애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조 시인의 시 '내 고향 새띠' 시비를 세웠다.

지름 5m의 물레방아와 폭 15m, 높이 7m인 인공폭포, 정자를 설치한 '물방골 소공원'을 준공하고, 한쪽에 조 시인의 시비와 마을 유례를 적은 비석도 나란히 세웠다.


조 시인은 "고향은 사라졌으나, 시비가 자리하고 있으니 고향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읽어본다면 작은 위로가 될 것"이라며 "시비는 고향에 대한 기억과 사랑을 새긴 표석"이라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