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러시아의 이 같은 밀착은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이 막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푸틴은 며칠 전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사실상 거부한 직후 인도로 날아갔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러시아에는 인도라는 거대한 우군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WSJ은 푸틴이 이번 회담에서 모디에게 저렴한 원유와 최신예 무기를 제안하며 인도의 환심을 사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길이 막혀야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인도를 "크렘린의 세탁소"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8월부터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한다는 이유로 인도산 수입품에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교역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모디 총리에게 러시아산 원유 구입 중단을 압박하고 있으나, 14억 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인도로서는 값싼 러시아산 에너지를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이번 회담 의제로 최신예 Su-57 전투기와 S-500 미사일 방어 시스템 판매를 거론한 가운데, 모디 총리가 러시아와의 국방 협력 강화를 선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강하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도의 운신 폭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진전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시 판트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평화 협상에 진전이 있다면 인도가 숨 쉴 공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이 완화되고 전략적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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