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영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출생 성비 불균형 감소는 지난달 25일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125조 동(약 6조 9700억 원) 규모의 건강·인구 프로그램의 정책 목표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출생 성비(여자 아이 100명 당 남자 아이 수)를 2030년까지 109명 미만, 2035년까지 107명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2024년 기준 베트남의 출생 성비는 111.4명으로 자연 성비를(104~106명)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북부로 갈수록 불균형은 심해져 수도 하노이의 경우 118.1명을 기록하고 있다.
원인으로 유교 문화에서 비롯된 남아선호 사상이 지목된다. 베트남 국민들에게 아들을 통해 가계를 이어가려는 생각은 빈부 격차, 교육 수준과 관계없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또 1.91명으로 하락한 베트남 출산율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자식을 적게 낳으면서도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출산 전 낙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의료적 개입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에 베트남 보건부는 여아 출산장려를 위해 농촌 지역과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두 딸을 낳은 가정을 대상으로 현금 또는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지난 7월 인구법 초안에서 제안했다. 국가 차원의 정책 전에도 하이퐁, 허우장, 박리에우 등 일부 지방정부는 두 딸을 낳은 가정을 대상으로 현금 보상 정책을 시행해 도입 초기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또 태아 성별을 공개한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고, 성별선택 행위에 대한 행정 벌금을 현행 3천만 동(약 170만 원)에서 최대 1억 동으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마이 쑤언 푸옹 전 베트남 인구국 부국장은 "출생 성비 불균형 감소는 모든 가정이 아들이든 딸이든 국가의 미래에 대해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고 여길 때에만 성공할 수 있다"며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캠페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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