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전거로 시작해 PBV까지…기아 80년 두 번의 부도 '도전과 분발'

뉴스1

입력 2025.12.05 15:00

수정 2025.12.05 15:00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국내 최초의 종합자동차 공장인 소하리 공장의 현재 모습. 2021.7.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국내 최초의 종합자동차 공장인 소하리 공장의 현재 모습. 2021.7.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 시에 위치한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16.8.4/뉴스1 ⓒ News1 추연화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 시에 위치한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16.8.4/뉴스1 ⓒ News1 추연화 기자


기아자동차가 2021년 사명을 '기아'로 변경했다. 새 로고 현판이 적용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기아 사옥의 모습. (기아 제공) 2021.1.15/뉴스1
기아자동차가 2021년 사명을 '기아'로 변경했다. 새 로고 현판이 적용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기아 사옥의 모습. (기아 제공) 2021.1.15/뉴스1


(용인=뉴스1) 이동희 기자 = 기아(000270)의 80년 역사는 '도전과 실패 그리고 극복'이라는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1944년 창립 이래 두 차례의 부도를 겪었지만, '기아 DNA'로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2020년대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김철호 창업자는 기아의 모태인 '경성정공'을 창립했고, 1952년 사명을 '기아(起亞)산업'으로 교체했다.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담았다.



그해 기아는 최초의 국산 자전거 '3000리호'를 생산했다. "자전거가 완성되면 자동차, 자동차가 완성되면 비행기를 만들겠다"는 김철호 창업자의 포부가 현실화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첫 번째 시련을 맞는다. 자전거 사업은 적자를 기록하며 첫 번째 부도를 겪는다. 그럼에도 신제품 개발 의지를 꺾지 않으며 1962년 최초의 국산 오토바이 C-100, 최초의 국산 삼륜차 기아마스타 K-360을 각각 출시한다.

이후 기아산업은 김철호 사장 체제에서 두 바퀴 오토바이와 세 바퀴 삼륜차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네 바퀴 자동차까지 진출하며 자동차 공업의 기술자립에 기여했다.

1973년에는 국내 최초 종합자동차 공장인 소하리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서 생산된 차량이 첫 승용차 '브리사'다. 1980년대 자동차 산업 통폐합 조치로 위기에 빠지지만, 다목적 승합차 봉고 출시로 어려움을 돌파한다.

1990년 기아산업은 기아자동차로 사명을 바꾸고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재도약했다. 이 시기 나온 차종이 현재 기아를 대표하는 차종 중 하나인 도심형 SUV '스포티지'(1993년)다. 하지만 수년간 이어져 온 분식회계, 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회사 존립 위기에 놓였고 1997년 '부도유예' 사태를 맞이한다.

1998년 12월 기아는 현대차그룹의 울타리에 합류하게 된다. 이후 경영 안정화와 카니발 등 신차 출시 효과로 현대차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2개월의 법정관리를 벗어난 주요 배경으로는 최고경영층의 강력한 리더십, 신차 적기개발, 자구 노력 및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이 꼽힌다. 특히 정몽구 당시 회장의 품질경영이 빛을 발휘했다.

2004년 정의선 부사장이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2006년 세계적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디자인 경영을 펼치며 기아의 철학과 정체성을 새롭게 설계했다.

이 시기 기아는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 미국 조지아 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한다. 디자인 경영의 결실인 K 시리즈는 2009년 K7을 시작으로 K5, K3, K9 등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위상을 높인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300만대 판매를 달성했으나 중국 등에서 부진을 기록하며 고속성장의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기아차는 2021년 사명을 지금의 기아로 변경한다. 이름뿐 아니라 로고, 슬로건, 브랜드 컬러 등 기업 이미지 전반을 개편하는 대변혁의 첫발을 뗐다.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구조를 친환경 모빌리티 위주로 재편했다.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EV9, EV3, EV4, EV5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 맞춤형 차량인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출시하며 과거 봉고의 헤리티지를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가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 80년 사사 편찬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창업 이래 이어 온 '분발의 정신'을 되새길 것"이라며 "정신적 자산을 포함한 기아의 헤리티지를 잘 간직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