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최태원 "7년내 1400조 AI인프라 투자 필요....'잘하는 기업'에 자원 집중해야"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5 16:35

수정 2025.12.05 16:52

제4회 대한상의-한국은행 세미나 진행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사진 오른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제4회 대한상의-한국은행 세미나'에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사진 오른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제4회 대한상의-한국은행 세미나'에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SK그룹) 회장은 5일 "중국은 매년 350만 명의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고, 인공지능(AI) 기업의 개발 속도도 한국보다 2배 빠르다"며 "리소스(자원)와 속도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모든 영역을 다 하겠다는 전략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리소스를 모아서, 민간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정책과 투자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제4회 대한상의-한국은행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특별 대담에서 "AI를 잘하는 기업들을 많이 만들어내서, 집중 투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번 세미나 주제는 'AI 기반의 성장과 혁신'으로, 글로벌 환경 속에서 AI 기반의 산업 혁신과 기업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상의와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기 위해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공동 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최 회장은 "국가나 기업, 경제와 삶의 질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AI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한민국만의 AI 경쟁 전략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최 회장은 AI 산업의 투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인 제약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권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20기가와트(GW) 정도의 AI 데이터센터를 확보해야 한다"며 "1GW당 (드는 비용이) 70조원이니까 7년 안에 1400조원을 집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며, 국가·민간·글로벌 자본이 모두 참여하는 구조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AI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재 전략을 꼽으며, 기존 조직 운영 방식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AI를 원래 쓰고, 어떻게 사용되고 움직여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들이 (조직 등을) 설계하고 거버넌스(관리)해야 한다"며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서 AI 컴퍼니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기존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혁신하도록 해야 한다. 도메인 지식(본업에서 축적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AI 인재로 전환해 키우는 데 집중하고, 영(Young) 매니지먼트를 강화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금융 관점에서 AI 전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금융 산업은 디지털화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분야"라며 "대출·투자 판단 등 의사결정의 일부는 AI가 자동화할 수 있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수단의 도입과 관련해 "기술 변화에 대응해야 하지만, 제도적·사회적 공감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