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환자 10명 중 9명 수도권 거주
경기가 60.8% 차지…인천>서울>강원 순
북한 접경지역 인접 지역 군집사례 발생
야외활동, 음주, 흡연 등 발생 위험 높아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해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 10명 중 9명은 수도권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수도권역 발생은 79% 가까이 증가했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역 말라리아 환자는 620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환자 수 659명의 94.1%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2.9%로 압도적이었으며 연령별로는 20~29세가 31.3%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77명으로 수도권역에서 60.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인천(128명·20.6%), 서울(87명·14.0%), 강원(28명·4.5%) 순이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3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4년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말라리아 발생은 약 2억6300만건, 사망자는 5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약 1100만명 늘어나는 등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9년 WHO와 함께 말라리아 퇴치 선언을 했으나 1993년 경기 파주시에서 군인 환자가 발생한 이후 북한과의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재출현했다. 이에 질병청은 '제2차 말라리아 재퇴치 실행계획'(2024~2028)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재퇴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말라리아 환자는 전년과 비교해 경기 지역 환자가 8.0%(33명) 감소한 반면 서울은 3.6%(3명), 인천 8.5%(10명), 강원 7.7%(2명) 늘었다. 경기 지역을 제외한 서울, 인천, 강원 지역의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수도권역 말라리아 다발생 지역은 주로 서북부 지역에 집중됐다. 경기 6개(파주시·김포시·고양시 일산서구·고양시 덕양구·고양시 일산동구·연천군), 인천 2개(강화군·서구), 강원 1개(철원군)로 확인됐다.
이 중 파주시가 147명(23.7%)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김포(56명·9.0%), 일산서구(27명·4.4%), 덕양구(15명·2.4%), 일산동구(14명·2.3%), 인천 서구(42명·6.8%), 강화군(30명·4.8%), 연천군(26명·4.2%), 철원군(23명·3.7%)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수도권역 전체 말라리아 군집 사례는 총 47건으로 이 중 군부대 관련 사례가 5건(10.6%)이었다. 말라리아 군집 사례는 위험지역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 간 증상 발생 간격이 14일 이내이고 거주지 간 거리가 1㎞ 이내에서 2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경우이다.
시도별로는 경기 39건(83.0%), 인천 6건(12.8%), 서울과 강원이 각 1건(2.1%)씩이었다. 군집 사례 규모는 최대 6명이었으며 2명 35건, 5명 2건, 4명 3건, 3명 6건 등이다. 군집 사례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추정감염지역 기준으로는 북한 접경지역과 인접한 경기 서북부 및 인천 강화군 등 위험지역에서 발생이 집중됐다.
주요 위험지역 요인으로는 거주가 57.8%(67명)로 가장 많았으며 근무 12.9%(15명), 군복무 12.9%(15명) 순이었다. 위험 활동 요인으로는 단기 방문·캠핑 6.0%(7명), 운동 5.2%(6명) 등이었다. 말라리아 감염은 위험지역 거주, 근무 등 장기적인 노출과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시간대에 야외 활동, 음주, 흡연 등 행동으로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질병청은 "말라리아가 집중된 수도권역 내 지역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며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교육 홍보도 필요하며 발열 등의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에 대해 말라리아를 의심하고 신속하게 진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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