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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까지" 떠났던 왕조의 심장들이 다시 뭉친다... 삼성, 바야흐로 '낭만의 시대'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6 19:30

수정 2025.12.06 19:30


박석민 삼성 코치가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 아들 박준현 군의 전체 1번 지명에 감격에 겨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석민 삼성 코치가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 아들 박준현 군의 전체 1번 지명에 감격에 겨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구의 겨울바람이 훈풍으로 바뀌고 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영웅들이 하나둘씩 라이온즈 파크로 모여들고 있다. 바야흐로 삼성이 진정한 '낭만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은 박석민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를 퓨처스 타격코치로 영입했다.

이로써 삼성은 박진만 감독을 필두로 최근 친정으로 복귀한 '해결사' 최형우, 그리고 '그라운드의 개그맨'이자 천재적인 타격 센스를 자랑했던 박석민까지, 찬란했던 삼성 왕조의 주역들을 다시금 한 울타리 안에 품게 되었다.

이들의 재결합이 주는 울림은 단순한 '올드보이의 귀환' 그 이상이다. 그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이 2005~2006년 삼성의 2연패를 이끌며 '지키는 야구'의 내야 사령관으로 군림했다면, 박석민과 최형우는 삼성 야구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통합 4연패 및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황금기를 이끈 핵심 엔진이었다.

특히 박석민 코치의 합류는 상징적이다. 그는 현역 시절 삼성의 '핫코너'를 든든히 지켰던 주전 3루수였다. 무엇보다 타석에서의 가치는 숫자로 환산하기 힘들었다. 이대호가 전관왕을 차지하던 시절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선수가 박석민의 출루율 부문이었다.

4번 타자 최형우의 뒤를 받치는 5번 타자로서,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를 분산시키고 찬스를 살려내는 '야구를 알고 하는' 특유의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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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는 그 센스를 후배들에게 이식한다. 박 코치는 은퇴 후 요미우리 자이언츠(NPB) 육성 코치 연수를 거쳐 두산 베어스 1군 타격코치를 역임하며 지도자로서의 내공을 다졌다. 선진 야구 습득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그가 맡게 될 보직은 퓨처스 타격코치다. 경산 볼파크에서 땀 흘리는 '아기 사자'들에게 왕조의 DNA를 심어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구단 관계자는 "박석민 코치의 NPB 연수 경험과 타격 코치로서의 노하우가 유망주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왕조 시절의 팀워크와 승리 문화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떠났던 영웅들이 돌아왔다. 묵직한 카리스마의 박진만, 해결사 본능의 최형우, 그리고 천재적인 감각의 박석민까지. 전설들이 다시 뭉친 삼성 라이온즈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팬들에게 '낭만'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선물했다.


왕조의 주역들이 다시 써 내려갈 삼성의 2026시즌, 그 낭만의 서사가 벌써부터 대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