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은 결국 잔인한, 아니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현존하는 축구계의 두 '절대 권력',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월드컵 조별리그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단순한 조별리그 1승을 넘어, 차기 '축구의 신' 자리를 놓고 벌이는 단판 승부가 성사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6일(한국시간)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결과는 그야말로 전율 그 자체였다. FIFA 랭킹 3위 프랑스와 '괴물' 홀란이 이끄는 노르웨이가 세네갈(19위), 대륙 간 플레이오프 승자와 함께 I조에 묶였다.
이번 매치업이 특별한 이유는 명확하다. 사실상 '발롱도르 결정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발끝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다.
음바페는 라리가에서 16골, 챔피언스리그에서 9골을 몰아치며 '마드리드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두 대회 모두 득점 선두다. 이에 맞서는 홀란 역시 프리미어리그(EPL)를 폭격 중이다. 올 시즌 14경기 15골이라는 경이로운 득점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월드컵 예선에서는 무려 16골을 터뜨리며 조국을 28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올려놓았다.
클럽 무대를 평정한 두 괴물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맞붙는 이 경기는,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를 잇는 새로운 라이벌리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 경기에서 조국의 승리를 이끌고 임팩트를 남기는 자가 그해 발롱도르를 거머쥘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월드컵이라는 가장 거대한 무대, 가장 강력한 라이벌 앞에서 증명하는 것만큼 확실한 '대관식'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까지 버티고 있는 I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한순간의 방심이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살얼음판 승부다. 하지만 그렇기에 팬들은 더욱 열광한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두 포식자가 생존을 걸고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2026년 6월 27일. 워싱턴 DC가 붉게 타오를지, 아니면 바이킹의 함성으로 뒤덮일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심장이 벌써부터 뛰기 시작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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