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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뺐다…북핵 '암묵적 용인' 신호탄

뉴스1

입력 2025.12.06 18:34

수정 2025.12.06 18:34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이 최근 발간한 군비통제 관련 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지지' 문구가 사라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2005년 9월 발간된 군축 백서에는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에 비핵지대를 설립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고 명시돼 있었으나, 이번 백서에서는 이 내용이 빠지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며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담겼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구를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암묵적으로 인정한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자오퉁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핵무장을 한 북한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 전환은 이전부터 감지됐다.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을 당시 회담 결과 발표문에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 2018~2019년 다섯 차례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매번 비핵화가 언급됐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태도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미국과의 전략 경쟁 구도와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며 미국과 협력하기보다는 북한을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는 지정학적 자산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안보석좌는 "미국·한국·일본의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미묘한 항의"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