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한 달 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으로, 총 13억1374만달러(약 1조9384억원)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주식 전체 순매수의 4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쏠림은 9~10월 흐름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알파벳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배경에는 AI 성능 개선과 사업 확장의 가시성이 꼽힌다.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3이 여러 벤치마크에서 경쟁 모델을 앞서는 성과를 내면서 기술 경쟁 우위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고·클라우드·AI 에이전트 등 기존 사업과의 결합 효과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자체 AI칩인 TPU의 성능 향상으로 외부 고객사가 유입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국 정부와의 반독점 소송 부담이 완화된 점, 글로벌 대형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 소식이 전해진 점도 수급 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경쟁에서 알파벳의 경쟁 우위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기존 알파벳의 AI가 키워드 '검색'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범용'적인 지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은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AI 모델 성능 경쟁이 심화되고 단기 밸류 부담이 존재하지만, 강화된 기술력과 인프라 투자 여력,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고려할 때 알파벳이 중장기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제미나미3 성능 우위와 TPU 생태계 확장이 지속될 경우 AI 수익화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연 한국구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의 훈련과 추론에 자체 AI칩인 TPU 활용을 꾸준히 확대 중"이라며 "그동안 아마존 클라우드만 쓰던 AI 회사 엔트로픽이 구글 클라우드와 대형 계약을 맺고, 지난달 25일에 메타가 구글 TPU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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