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80년 역사, ‘도전’의 기록
1944년 자전거 부품 공장 출발
1962년 최초 국산 삼륜차 출시
IMF 위기 극복 후 글로벌 확장
김철호·정몽구 ‘도전 의식’ 공유
“100년 향해 또 다시 나아갈 것”
1944년 자전거 부품 공장 출발
1962년 최초 국산 삼륜차 출시
IMF 위기 극복 후 글로벌 확장
김철호·정몽구 ‘도전 의식’ 공유
“100년 향해 또 다시 나아갈 것”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5일 경기도 용인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아는 항상 도전을 통해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전거부터 사륜차까지 기아 역사의 출발을 알린 김철호 창업자부터 정주영 창업 회장·정몽구 명예회장까지 이어진 정신을 끝까지 지켜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IMF 위기에도 도전 이어간 기아
이후 1952년에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담은 ‘기아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같은 해 한국 최초의 국산 자전거 ‘3000(삼천)리호’를 출시했다. 이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지 딱 10년이 지난 1962년에 최초의 국산 삼륜차인 ‘기아마스타 K-360’을 선보였다.
네 바퀴 시대는 소하리 공장에서 시작됐다. 기아는 국내 최초의 종합 자동차 공장인 소하리 공장을 1973년에 설립하고 첫 승용차 ‘브리사 S-1000’을 출시했다. 약 3년 뒤에는 브리사의 국산화율을 89.5%까지 끌어올리며 기술 자립 궤도에 오르기도 했다. “자전거가 완성되면 자동차를, 자동차가 완성되면 비행기를 제조하겠다”는 창업자의 집념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기아는 예고 없이 찾아온 위기에도 끝없는 도전을 이어갔다. 1980년대 초 정부의 산업 통폐합 조치로 승용차 생산이 금지되자, 다목적 승합차 ‘봉고’를 출시해 판매 신화를 썼다. 일본 마쓰다 모델을 한국 지형에 맞게 개량한 모델로 소상공인에게 큰 인기를 끌며 당시 3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1987년에는 수출 전략형 소형차 ‘프라이드’를 출시하며 승용차 시장에 새 역사를 다시 쓰기도 했다.
기아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린 것은 정 명예회장 특유의 리더십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매달 기아 공장을 직접 찾아 신차 제조 공정을 점검했다. ‘카니발’ 개발 당시엔 3시간 넘게 차량을 점검해 와이퍼 소음 불량까지 잡아내기도 했다. 유용종 기아 전 품질본부장(부사장)은 “회장님이 직접 주행테스트 차를 엄청 세게 몰고 개선점을 알려준 덕분에 4~5년 걸릴 것을 1년 안에 개선했다”고 회상했다.
■도전 DNA로 질주...정의선 “위대한 100년 나아가자”
아울러 슬로바키아 질리나와 미국 조지아 등 해외 생산거점도 확보해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올렸다. 2004년에는 첫 해외 단독 생산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자동차’ 제조사‘라는 틀을 벗어나 모빌리티 전환의 물꼬를 텄다. 2021년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현재의 ‘기아’로 바꾸고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이후 전기차(EV)는 물론 최근 출시한 신개념 목적기반차량(PBV) ‘PV5’까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데이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기아를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고 표현하며 “원초적으로 강하고 개성 있는 성질이 있는 만큼 잘 다듬으면 훌륭한 보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 창업주와 명예회장의 생각을 이어갈 것”이라며 “80년 헤리티지를 가슴에 품고 앞으로 100년을 같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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