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위 작년 평균소득 401만원
소비 지출 40% 먹거리·주거에
고환율 겹치며 생계 부담 커져
저소득층 근로소득이 5년 만에 뒷걸음질했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고환율발(發) 물가 압력까지 겹치며 저소득층의 생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 지출 40% 먹거리·주거에
고환율 겹치며 생계 부담 커져
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401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어려운 경기 환경 속에서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일자리의 취업 여건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1억2006만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상위 20%의 근로소득은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근로·재산·사업·이전소득 등을 모두 합친 전체 소득에서도 양극화 심화가 확인된다. 데이터처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4.4%로 분위별 가구 중 유일하게 평균 가구 소득 증가율(3.4%)을 웃돌았다.
하위 20%의 전체 소득은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연금과 보조금 등의 공적 이전소득(5.1%) 등이 증가하며 전년보다 늘었다.
저소득층의 소득은 줄고 고소득층의 소득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상·하위 근로소득 격차는 약 30배에 달했다. 이 격차는 2019년 33.7배까지 벌어졌다가 2022년 28.0배로 좁혀졌지만, 2023년부터 2년 연속 확대되고 있다.
자산의 격차는 더욱 극심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상위 20%의 부채를 포함한 평균 자산은 13억3651만원으로, 하위 20%(1억5913만원)의 8.4배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7.3배)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또 자산 상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17억7615만원으로, 하위 20% 가구(2590만원)의 68.6배에 달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로, 종전 최고였던 2022년의 64.0배를 넘어섰다.
이처럼 소득과 자산의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물가 대응 여력은 더욱 약해지고 있다. 올해 3·4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는 소비 지출의 약 40%를 먹거리·주거·전기·가스요금 등 생계형 항목에 사용했다. 생계형 지출 비중은 소득 상위 20%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해당 품목 상당수는 환율 변동에 민감해 물가가 쉽게 들썩일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료품과 전기·가스 관련 물가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고, 원재료 가격 오름세에 따라 가공식품 가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수입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도시가스와 난방비 인상 압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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