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자급자족' 中 때문에… 세계 경제 뒷걸음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7 18:27

수정 2025.12.07 18:27

저가 수출 등 이웃 궁핍화 전략 글로벌 성장률 연 0.1P% 하락
"밀어내기 저가 수출(덤핑), 수입 억제, 저비용 산업 지속 등 중국의 '이웃 궁핍화(beggar thy neighbor)' 전략이 각국 경제 성장을 후퇴시키고, 세계 경제 성장을 끌어내리는 '악당'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고관세 정책을 펴는 미국의 수입은 연초 대비 10% 늘었지만, 중국은 보호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수입은 오히려 3% 감소(달러화 기준)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중국은 지난 5년 수출이 급증한 반면 수입은 정체 또는 줄어들었다. 국제 산업망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중국의 생산은 수입 제한 등으로 자립독자망을 더 구축하는 등 성장이 더이상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되지 않고 반대로 작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성장할 때 세계 경제는 더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수년에 걸쳐 중국 경제 성장률이 연 0.5~0.8%P 높아지겠지만 나머지 전 세계의 성장은 이로 인해 연 0.1%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국이자 최대 수출국이 됐지만 장기 목표인 자급자족 경제를 향해 직진하는 탓에 세계가 모두 손해 보는 '네거티브 섬(Negative-sum)' 게임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과잉 생산으로 세계에 덤핑 공세

중국의 생산량이 1% 증가하면 수입이 늘면서 전 세계 생산도 0.2% 증가했던 과거와는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중국의 수출 주도 전략이 중국 수출품에 투입되는 중간재를 판매하는 일부 국가에는 이득이지만 유럽, 동아시아, 멕시코 등 다른 산업 경제국에는 재앙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가 제조업을 가난한 나라로 이전했던 한국, 일본, 대만 등과는 달리 중국은 저가 제조업과 첨단 산업 모두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 다른 저개발국들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항공기,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으로 산업을 확장하면서도 장난감, 의류 같은 저가 생산도 지속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 국가안보위원회(NSC)에서 일했던 러시 도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산업 지배력을 부와 권력의 열쇠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의 국가주의와 공산당에 뿌리를 둔 오래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중국은 경제 규모가 크지 않아 무역흑자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