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 여파
시중은행-저축은행 금리 역전
'주담대 6%' 영끌족 살얼음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다.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이 저축은행을 웃도는 이례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는 6%대 중반까지 상승하면서 차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시중은행-저축은행 금리 역전
'주담대 6%' 영끌족 살얼음판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방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 단순평균은 2.94%로 나타났다. 같은 날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84%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왔다.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조달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고, 수신을 유치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적극 활용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리 역전의 원인으로 '여신 축소'를 꼽는다. 저축은행은 신용대출과 부동산 관련 여신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등 규제가 중첩되면서 여신 확장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올려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다"며 "연말까지는 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예금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확대되고, 증권사의 단기 고금리 상품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졌다. 연말·연초 대규모 예·적금 만기 도래로 수신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금리도 '인상' 기조로 돌아선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이달 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20∼6.200%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연 4.020∼6.172%)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하단이 0.100%p, 상단은 0.028%p 높아졌다. 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중순께 상단이 2년 만에 처음으로 6%대를 넘었고, 하단도 1년 만에 4%대에 재진입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830∼5.310%에서 연 3.830∼5.507%로 상단이 일주일 만에 0.197%p 또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 역시 연 3.840∼5.865%로 같은 기간 상단은 0.015%p 떨어졌지만, 하단이 0.020%p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예금금리 상승과 맞물려 주담대 금리도 추가 상승 여지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새해 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대출금리 상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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