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코스닥 이끈 바이오 삼대장, 내년도 플랫폼·ADC 업고 달린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7 18:57

수정 2025.12.07 18:57

코스피로 이사 가는 알테오젠
ALT-B4로 전 세계서 로열티
에이비엘, 릴리 딜로 성장 가속
미팅 요청도 쇄도… 낭보 기대
리가켐 "글로벌 임상 5건 목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이 장중 사상 첫 500조원을 돌파하면서 호황을 이끈 주역으로 바이오 섹터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을 글로벌 빅파마에 이전하는 대형 딜을 성사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 제형 개선, 그랩바디-B, 항체약물접합체(ADC)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코스닥 시총 1위 기업 알테오젠은 'ALT-B4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혁신 기술이다.

효소 활성과 열 안정성을 크게 높여 약물 투여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미국 머크(MSD)에 지난 2020년 ALT-B4를 기술이전했고, 2024년엔 키트루다SC에 한정해 독점 라이선스로 변경해 계약금 267억원과 최대 4억3200만달러의 마일스톤 및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최근 머크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한 SC제형으로 투여하는 것에 대해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으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장 최고 자리까지 오른 알테오젠은 내년에 코스피로 둥지를 옮긴다. 12월 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셀트리온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할 당시 주가는 반년만에 160% 급등한 바 있다.

알테오젠 다음으로 바이오 섹터를 이끌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내년 전망이 밝다.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플랫폼 그랩바디-B로 사노피, GSK, 일라이 일리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으로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 릴리는 기술이전 뿐만 아니라 직접 지분 투자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속 성장의 발판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릴리와 선급금 600억원을 포함해 3조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 바이오 기업으로는 최초로 빅파마로부터 지분 투자가 진행됐다"며 "이번 릴리와의 계약으로 여러 회사들이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미팅을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12월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7위에 올라 있는 리가켐바이오는 ADC 신약 연구개발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 중이다. 내년에는 주요 신약 임상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리가켐바이오의 ADC 후보물질 'LCB14'은 블록버스터 ADC인 '엔허투'의 내성 극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CB14가 내년 상반기 임상 1b상(투여 횟수와 용량을 늘려가는 다중용량상승시험) 중간 결과에서 유의미한 효능을 확보할 경우 제3자 기술이전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ADC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진행중인 가운데, 내년에 최소 5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