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안전연구원 K-City
65만㎡ 규모 국내 최대 실증단지
3000여종 시나리오 비교·분석
레벨3·4 상용화 핵심 기반 역할
65만㎡ 규모 국내 최대 실증단지
3000여종 시나리오 비교·분석
레벨3·4 상용화 핵심 기반 역할
【파이낸셜뉴스 화성(경기)=장인서 기자】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K-City. 테스트 트랙 위를 달리는 자율주행 시험차의 주행음이 낮게 울렸다. 실제 도심과 유사한 코스를 따라 차량이 속도와 조향을 스스로 조절하자 연구진과 취재진의 시선이 모니터에 쏠렸다. 이날 시승은 현실 도로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위험 시나리오를 통제된 환경에서 반복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K-City는 2018년 국토교통부 R&D로 구축된 65만㎡ 규모의 국내 최대 자율주행 실증단지로, 도심로·교차로·램프·터널 등 실환경을 정밀 복제한 주행 환경을 갖췄다. 시나리오 기반 주행, 센서 인식률 검증, 구간별 위험 대응력 평가를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어 레벨3·4 상용화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관제센터에서는 주행 로그, 센서 인식률, 주변 객체 움직임을 실시간 분석해 차량의 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어 실제 주행 구간에서 취재진이 탑승한 자율주행 시험차 'ROii'는 A2Z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직선에서는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했고 곡선에서는 조향을 자동 조절했다. 합류부에서는 주변 차량의 속도와 움직임을 반영해 감속과 가속을 수행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관제센터로 전송돼 노면 상태, 인식률, 주행 궤적 비교 등에 활용된다.
기업별 알고리즘과 센서 조합에 따라 동일 코스에서도 차량의 움직임이 달라지는데, TS는 이를 활용해 판단 로직의 강·약점을 비교·분석하고 기업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K-City에는 라이드플럭스·A2Z 등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3000여종 이상의 시나리오 기반 실증을 진행 중이다.
K-City 내부의 기상환경재현시설은 폭우·적설·안개 등 극한의 기상 조건을 인공적으로 구현한다. 현실 도로에서는 동일 조건을 원하는 시점에 재현하기 어려워 상용화 단계에서 반복 검증이 가능한 시험 인프라로 평가된다.
이날 시연에서는 기상 변화에 따른 센서 취약성이 단계적으로 확인됐다. 짙은 안개에서는 카메라가 차선을 안정적으로 인식하지 못했고, 폭우 상황에서는 라이다가 강한 빗줄기를 장애물처럼 감지했다. 젖은 노면에서는 레이더 신호가 반사 간섭으로 왜곡됐다. TS는 동일 조건을 수십 차례 반복해 오류 패턴과 개선 전·후 변화를 정량적으로 비교하는데, 이는 레벨3·4 인증 과정의 필수 절차다. 향후 빗물 입자 크기와 안개 농도 등 기상 변수를 세분화해 '기상 표준 시나리오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TS는 K-City 실증, 기상 재현, 보안 시험을 연계해 기업의 상용화 전 단계를 패키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선영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현실 도로에서는 반복 검증이 어려운 위험 시나리오를 안전하게 시험할 수 있는 기반이 상용화의 핵심"이라며 "기업의 시험 접근성을 높여 국내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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