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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절 잘못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나"..일각에선 조진웅 '두둔' 의견도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8 05:50

수정 2025.12.08 05:50

조진웅 /사진=뉴시스
조진웅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배우 조진웅(49)이 '소년범 논란' 이후 지난 과오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범여권 일각에서 '소년법 취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진웅은 지난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고교 시절 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이다.

조진웅은 드라마 '시그널', 영화 '독전' 등에서 정의로운 형사 역을 맡으며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또한 영화 '블랙머니'에서도 거대한 금융비리와 맞서는 검사 역을 소화했고, 영화 '대장 김창수', '암살'(2015) 등에서는 독립투사를 연기했다.



이 같은 이력을 배경으로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과정에 국민특사로 참여했고, 올해 제80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대표 낭독했다.

이번에 제기된 소년범 논란은 그가 배우로서 쌓아온 정의롭고 강직한 이미지와 괴리가 큰 내용이어서 더욱 충격을 안겼다.

법조계 '소년법 취지' 지적


다만, 일각에선 소년법 목적이 반사회성을 교정하고 건전한 성장을 돕는 것임을 고려할 때 과거 소년보호처분 이력을 문제 삼아 비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7일 자신의SNS에서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일이다.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 역시 소년법 취지와 언론 보도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성행을 교정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소년법 제1조 목적)"며 "소년법에 따라 조사,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 소년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보도할 경우 형사처벌한다(소년법 제68조 보도금지)"라고 밝혔다.

이어 "소년법의 목적에 비춰보면 현재 성인이 되기는 했으나 '모 배우'의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 사회 도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온통 너덜너덜하다"고 적었다.

정치권 "과거일인데.." 두둔 vs. "피해자가 가족이라도 감쌀 거냐" 지적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일각에서도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조진웅의 복귀를 촉구하는 성공회 송경용 신부의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송 신부는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면서 살아간다면 오히려 응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썼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SNS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만 모든 선택은 가역적”이라며 “변함없는 팬인 저는 ‘시그널2’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7일 SNS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배우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했냐며 진영논리를 끌어와 조진웅을 ‘상대 진영의 음모’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급기야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 대해 인신공격까지 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영수가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상대적으로는 찝찝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SNS에 “이것이 감쌀 일인가? 당신들 가족이 피해자라도 청소년의 길잡이라고 치켜세울 수 있나?”라고 적었다.

이어 “조진웅은 가명을 쓰고 범죄 전과를 감추며 온갖 정의로운 척 위선으로 지금의 지위를 쌓았다”며 “피해자들은 평생을 고통에 헤맨다.
가명 때문에 당시 극악했던 범죄자가 조진웅인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