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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에너지 3대 분야 협력하자" 한일 경제계 '밀착'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8 09:00

수정 2025.12.08 09:00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
제주서 회장단 회의...관세전쟁, 미중·중일 갈등기
최태원 회장 "한일, 미래 함께 설계해야할 시점"
'한일 경제연대' 향해 재계 분위기 조성 주력
저출산 고령화, 균형성장 등 사회문제 해결도 협력
지난 2023년 6월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전국 73개 지역 상의가 있는 대한상의와 전국 515개 지역 상의를 운영 중인 일본상의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양국 관계 악화에 코로나 19가 겹치면서 회의가 중단됐다가 2023년을 기점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 2023년 6월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전국 73개 지역 상의가 있는 대한상의와 전국 515개 지역 상의를 운영 중인 일본상의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양국 관계 악화에 코로나 19가 겹치면서 회의가 중단됐다가 2023년을 기점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서귀포(제주)=조은효 기자】 한일 양국 경제계가 8일 한 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등 3대 미래 핵심산업에 대한 투자 및 공동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해 협력해 가기로 했다. 최근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방한을 통해 양국 민관을 교차하는 내용의 AI 반도체 설계 인력 양성이 급물살을 타는 등 '한일 경제연대'를 위한 양국 경제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열어, "한국과 일본이 마주한 공통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자"며 3대 미래 핵심 사업 협력을 포함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한일 상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대미 관세 리스크, 미중 갈등에 최근 중일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한일 경제협력 필요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 회장은 이번 행사 개회사에서 "두 나라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이제는 연대와 공조를 통해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며 구체적 실행력을 강조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양국 상의 공동성명에는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 △문화교류 확대가 담겼다.

양측은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이 양국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분야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정적 투자환경과 공급망 공동 구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AI·반도체 분야에서는 피지컬 AI 협력과 공동 멀티모달 AI 플랫폼 구축 등 양국의 상호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의 협력 필요성이 제안됐다. 또한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단일 국가의 한계를 넘어 한일 공동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양국 공동의 과제인 저출산·인구감소 해결책 모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가 관련 협의에 착수한 만큼 민간 부문도 정책·연구 경험 공유 등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한일은 직전 이시바 시게루 정권 당시, 저출산·고령화, 국토 균형성장, 농업, 방재, 자살대책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상의는 양국 협력의 틀을 경제연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특별대담도 개최했다.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 사회로 열린 특별대담에는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대표,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이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글로벌 산업·통상구조 재편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룰 테이커(Rule Taker, 기존의 규칙을 따르는 수용자)에서 룰 세터(Rule Setter, 규칙 설정자)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일경제연대를 통해 양국이 공동시장으로서 외연을 확대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양국 상의 회장단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양문석 제주상의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부회장 등 기업인 16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우에노트랜스테크 회장),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상의 회장(고베제강 수석고문), 후지사키 사부로스케 센다이상의 회장(후지사키 회장), 구라하시 준조 아오모리상의 회장(구라하시건설 회장)을 비롯해 기타자와 도시후미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상담역 등 일본 기업인 6명이 참석했다.


한편, 차기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내년 일본 센다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