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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외 화보·관광 홈페이지에 '골프' 반복 노출…외국인 관광객 노리나

뉴스1

입력 2025.12.08 06:01

수정 2025.12.08 06:01

북한 국가관광총국 산하 관광 홍보 사이트 '조선관광'은 지난달 29일 가을철 골프애호가 경기 소식을 전했다. 조선관광은 "올해에만 골프애호가가 1000여 명이나 늘어났다"며 "이에 맞게 우리 여행사에서는 골프문화 보급과 선전, 골프기술 연마 사업을 활발히 벌리려 한다"고 밝혔다.(조선관광 갈무리).
북한 국가관광총국 산하 관광 홍보 사이트 '조선관광'은 지난달 29일 가을철 골프애호가 경기 소식을 전했다. 조선관광은 "올해에만 골프애호가가 1000여 명이나 늘어났다"며 "이에 맞게 우리 여행사에서는 골프문화 보급과 선전, 골프기술 연마 사업을 활발히 벌리려 한다"고 밝혔다.(조선관광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최근 대외 선전용 화보와 관광 홍보 채널을 통해 '골프' 종목을 반복적으로 부각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재와 경제난 속에서도 정상적인 여가·레저 생활이 가능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는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8일 나온다.

북한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12월호는 '주간 피로를 푸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골프를 주요 여가 활동 중 하나로 소개했다. 잡지는 "가을철에 골프애호가 경기가 진행됐다"고 전하며 개인 경기와 기관·기업소별 대항경기 형식으로 대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개인 경기도 남자·여자·노인 부문으로 세분화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가관광총국 산하 관광 홍보 사이트 '조선관광'도 지난달 29일 가을철 골프애호가 경기 소식을 별도로 전했다. 조선관광은 "올해에만 골프애호가가 1000여 명이나 늘어났다"며 "이에 맞게 우리 여행사에서는 골프문화 보급과 선전, 골프기술 연마 사업을 활발히 벌이려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간 조선관광 홈페이지와 조선중앙TV, 대외 화보 등을 통해 골프를 비롯해 승마, 스키 등 이른바 '고급 스포츠'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왔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이 '문명국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강조하려는 선전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외국인 관광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골프장을 포함한 고급 관광 인프라를 사전에 집중적으로 노출하는 양상도 눈에 띈다. 북한이 관광 재개 시 중국·러시아 국적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고소득층 외화벌이 수요를 노린 사전 홍보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북한 내부에서 골프는 일반 주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특권 스포츠'로 꼽힌다. 실제로 골프장은 평양과 일부 특구 지역에 제한적으로 조성돼 있으며, 이용층 역시 외국인 관광객과 고위 간부층, 외화벌이 인력 등에 국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주민 다수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장면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행보가 체제 선전과 외화벌이 전략이 결합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과거에도 골프·승마·스키 같은 종목을 '상류 문화'로 포장해 외국에 소개해 왔다"며 "최근 다시 골프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외화 획득 수단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평양종합병원, 신도시 건설, 각종 문화·체육시설 준공 소식 등을 연달아 대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골프를 앞세운 여가·관광 콘텐츠 홍보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제재 속에서도 정상 국가로 기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외부에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연출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