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은 제3회 서울희곡상 수상작으로 김유경(56) 작가의 '1인극인데 두 명이 나오는 이유에 대하여'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공모에는 모두 265편이 접수돼 전년(158편) 대비 68% 증가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상작에는 지난해보다 1000만 원 증액된 상금 3000만 원이 주어진다.
수상작 '1인극인데 두 명이 나오는 이유에 대하여'는 작가와 피조물이 대치하는 독특한 메타극 구조를 통해 창작의 고통과 예술가의 존재 의미를 탐구한다. 고립된 작가 앞에 그의 희곡 속 인물이 모습을 드러내 대사를 요구하며 정체성을 흔드는 설정을 중심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무대를 펼친다.
심의위원회는 "2015년 런던을 배경으로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채 불안정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작가의 모습을 배경뿐 아니라 무대 운용 전반 자체로도 제시한다"라며 "현실과 허구, 자아와 타자의 구분을 허문 실험적 무대 언어와 현대예술의 한 특징인 메타적 구조에 도전한 근래 보기 드문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유경 작가는 "고립된 창작의 시간 속에서 인물과 마주하며 수없이 되묻던 과정의 산물"이라며 "극 중 '작가'가 품고 있던 무대에 대한 갈망을 따스하게 읽어주신 심사위원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서울희곡상 공모는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창작 희곡에 대한 연극계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한 계기"라며 "특히 예술가의 창작에 대한 고뇌를 주제로 한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제3회 서울희곡상'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서울연극센터 1층에서 열린다.
한편 서울희곡상은 연극 창작 활성화와 우수 창작 희곡 발굴을 위해 2023년 제정됐다. 첫 회에는 '베를리너'(이실론 작), 제2회에는 '엔드 월(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하수민 작)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