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우크라-美, 마이애미 사흘 협상 빈손…젤렌스키, 전략 짜러 유럽행

뉴스1

입력 2025.12.08 09:41

수정 2025.12.08 09:4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최근 플로리다 마이애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해 3일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지원을 요청하러 다시 유럽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만든 비영리 언론사 RFE/RL에 따르면 미국은 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협상단을 만나 지난 2일 있었던 러시아와의 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그 후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더 이어갔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협상 직후 텔레그램에 "미국 측과 진정한 평화를 위해 성실히 협력할 것"이라며 향후 협상 단계와 형식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7일 저녁 영상 연설에서는 "미국 특사가 우크라이나의 핵심 입장을 인지하고 있으며 대화는 건설적이었지만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의 논의는 지난 11월 언론에 유출된 28개 항목의 평화안과 관련한 것이다.

초기 안은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의견을 받아들여 19개 항목으로 수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신 버전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촉구하고 있지만, 핵심 문제를 두고는 실질적 진전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측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7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레이건 국가안보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타결이 "정말 임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켈로그 특사는 두 가지 주요 쟁점은 영토 문제, 특히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향후 지배권과 유럽 최대 규모이며 여전히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지위 문제라고 말했다. 켈로그 특사는 "이 두 가지 쟁점이 해결된다면 나머지 문제들은 상당히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거의 다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런던을 방문해 유럽 주요 동맹국 정상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한다. 유럽과 현재 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 전략을 논의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지할 수 있는 확실한 안보 보장과 영토 추가 양보 없는 종전을 요구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런던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러시아의 민간·에너지 시설 공격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추가 방공 무기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젤렌스키는 7일 텔레그램을 통해 "매일 러시아의 폭격으로 인한 피해를 긴급 구조대가 처리하고 있다"며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플로리다에서 협상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공격을 퍼부으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중부 산업 도시인 크레멘추크의 비탈리 말레츠크 시장은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도시의 기반 시설이 "대규모" 공격을 받아 일부 지역의 수도와 전기, 난방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한 7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페체니히 댐을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올렉산드르 후사로프 페체니히 시장이 밝혔다. 바로 옆 마을에서는 러시아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7일 성명에서 하르키우주의 쿠체리우카(러시아명 쿠체로브카)와 동부 도네츠크주의 리우네(러시아명 로브노예)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6일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흔들림 없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유럽 4개국 정상 그룹이 런던 회담에서 평화 협상 진행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회담에 참석하지는 않으나 젤렌스키와 통화로 연대와 지원을 확인했다.


영국 정부 고위 장관 팻 맥패든은 "우크라이나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번 회담의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