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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日 '전투기 레이더 조준' 공세 일축…"왜곡·과장해 여론 호도"

뉴스1

입력 2025.12.08 10:40

수정 2025.12.08 10:40

(베이징·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정은지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갈등을 벌이는 중국과 일본이 이번엔 전투기의 레이더 조준 문제로 날을 세우고 있다. 일본 측이 중국 측이 자국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을 한 것이 '위험한 행위'라고 강력 항의하자 중국 측은 오히려 일본 전투기가 반복적으로 접근을 방해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은 상호 외교 통로를 통해 교섭을 제기하면서 중일 갈등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교섭은 외교 통로로 항의했음을 뜻한다.

중국 외교부는 7일 밤 대변인과의 문답 형태로 중국 해군 함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을 했다는 일본 측의 주장에 대해 "중국군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중국 해군과 중국 국방부는 각각 대변인 명의로 일본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행동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외교부는 "사실은 매우 명확하며 일본 전투기가 중국 측의 정상적 군사 활동에 빈번히 접근해 정찰하고 방해하는 것이야말로 해상 및 공중 안전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중국 측은 일본 측의 이른바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고 현장에서 이를 기각하며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반대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 상황에서 일본 측이 이른바 '레이더 조준' 문제를 과장해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사회를 오도하고 있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 측이 즉시 중국 측의 정상적 훈련 활동을 방해하는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고 모든 무책임한 허위 조작과 정치적 조작을 중단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어떤 형태로 일본 측에 항의를 제기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주일 중국대사관 측은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엄중한 교섭을 제기하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우장하오 대사는 "일본 측은 사실과 전혀 다른 정보를 외부에 발표하고 여론을 오도했는데, 이는 매우 무책임하다"며 "일본 측이 비방과 중상을 중단하고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측의 항의와 재발 방지 요청은 외무성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일본 내 중국대사관의 차석공사에게, 중국 내 일본대사관 공사가 중국 외교부에 각각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에서 발진한 중국군 J-15 전투기가 6일 오후 4시 32~35분쯤, 오키나와 본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영공 침범 대응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대해 레이더를 반복적으로 조사(照射)했다.

이어 오후 6시 37분쯤부터 7시 8분쯤에도 같은 방식으로 J-15 전투기가 또 다른 F-15 전투기에 레이더 조사를 반복했다.
당시 중·일 전투기는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인원과 기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극히 유감스럽다"며 중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엄중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이 중국 군용기의 자위대기 레이더 조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