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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첫공판 담당팀장 "혐의 부인"

뉴스1

입력 2025.12.08 10:54

수정 2025.12.08 11:09

갯벌 고립자를 홀로 구조하다 사망한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사(34)가 출동할 당시 당직 근무 팀장을 맡은 해양경찰관 A 경위 2025.10.15/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갯벌 고립자를 홀로 구조하다 사망한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사(34)가 출동할 당시 당직 근무 팀장을 맡은 해양경찰관 A 경위 2025.10.15/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담당 팀장 A 경위가 이 경사의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2025.9.22/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담당 팀장 A 경위가 이 경사의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2025.9.22/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갯벌 고립자를 홀로 구조하다 사망한 해양경찰관 이재석 경사(34) 사건과 관련해 담당 팀장이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 윤정 판사는 8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영흥파출소 전 팀장 A 경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광진 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 B 소장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재판부가 검찰이 공개한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를 묻자 A 경위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구체적인 입장은 다음 기일에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증거 의견에 대해선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기 때문에 사람에 관한 진술 등 증거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서장과 B 소장 측 변호인은 "아직 기록을 다 파악하고 있지 않아 다음 기일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날 성명과 주거지 등을 묻는 재판부의 인정신문에서 A 경위 등은 담담하게 말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A 경위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무릎에 파묻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경사의 유족도 이날 법정에 나와 "저희는 아들을 잃고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 "명확하고 공정한 법의 잣대로 운명을 달리한 저희 아들의 한을 풀고 싶다. 판사님께서 엄한 처벌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A 경위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1월 26일 오전 인천지법 320호에서 열린다.

이재석 경사는 지난 9월 11일 오전 2시 16분 꽃섬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확인한 뒤 홀로 출동해 구명조끼를 건네고 구조를 시도했으나, 약 1시간 뒤인 오전 3시 27분쯤 밀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약 6시간 뒤인 오전 9시 41분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 경위는 사고 빈발 해역을 관할하는 구조거점파출소 순찰구조팀장으로서 최소 근무 인원을 확보하지 않는 등의 업무상 과실로 이 경사를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구조현장에 2인 이상 출동하도록 해야 하지만 이 경사를 단독 출동하라고 지시했고, 상황실 보고도 1시간 넘게 지연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서장은 소속 해경들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언론과 접촉하게 되면 이 경사의 단독 출동 경위를 왜곡해 진술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 소장에게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B 소장은 국회로부터 근무일지 자료를 요구받자 소속 경찰관들을 제대로 지휘·감독하지 않은 책임을 추궁당할 것을 우려해 A 경위가 허위로 작성한 근무일지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 경사의 팀 동료들을 불러 해경 비위 사실을 외부에 말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