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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소비 중심 완만한 경기 개선…반도체 호조에도 통상 불확실성 지속"

뉴스1

입력 2025.12.08 12:01

수정 2025.12.08 12:01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5.1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5.1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하고 미국의 고율 관세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2025년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에 따라 수출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통상 관련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고율 관세로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교역이 다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11월 수출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했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13.3%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일평균 기준 44.7% 급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KDI는 "반도체 수출의 높은 증가세는 가격 급등에 일부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물량 기준으로는 높았던 증가세가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여타 품목의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미 관세 협상이 체결됐으나,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적법성 판결이 남아 있는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서비스업이 전반적인 산업 생산을 견인했다.

10월 전산업 생산은 명절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축소(-2일)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다만 9~10월 두 달간의 평균으로 보면 전년 동기간 대비 1.6% 증가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9~10월 평균 3.6% 증가하며 전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보건·사회복지(6.6%), 금융·보험(4.2%) 등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9~10월 평균 1.6% 증가에 그쳤다. 반도체(14.6%)가 늘었으나 자동차(-2.2%), 기계장비(-3.8%)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소비는 금리 인하 효과와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소매판매액은 0.3% 증가해 전월(2.2%)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으나, 9~10월 평균으로는 1.3% 늘어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10월 소매판매는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3.5% 증가했다.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지역화폐 할인 등 소비 진작 정책 효과로 의복과 식료품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KDI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파급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112.4)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 개선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는 희비가 엇갈렸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호조로 개선 흐름을 보였으나, 건설투자는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9~10월 평균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자동차(14.8%)와 기타운송장비(34.8%) 등 운송장비 투자가 22.8% 급증하며 전체 투자를 견인했다. 반면 기계류 투자는 2.5% 감소했다.

건설투자를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9~10월 평균 14.2% 감소하며 부진이 심화했다. 건축(-14.9%)과 토목(-11.9%) 부문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KDI는 "선행지표인 건축수주의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수주가 착공으로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공사 기간도 확대되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 시장은 소비 회복의 온기가 일부 전해지는 모습이다.

10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 3000명 증가했다. 제조업(-5만 1000명)과 건설업(-12만 3000명)은 부진했으나, 도소매(4만 6000명), 숙박음식(2만 2000명) 등 소비 밀접 업종의 고용 부진이 완화됐다.

물가는 공급 측 요인으로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5.4% 올랐고, 유류세 인하 폭 축소로 석유류 가격도 5.9% 상승했다.


다만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2.0%를 기록해 물가안정목표(2%)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