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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떠난 포티투닷, E2E 자율주행 시연 영상 전격 공개…왜?

뉴스1

입력 2025.12.08 13:45

수정 2025.12.08 13:45

포티투닷 유튜브 캡쳐
포티투닷 유튜브 캡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포티투닷(42dot)이 'end-to-end'(E2E) 기반 자율주행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송창현 전 사장의 사임 이후 포티투닷의 성과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내부 동요를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를 지속하겠다는 현대차(005380)그룹의 비전 역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도 자율주행 영상 △자동 주차 영상 등 두 편의 자율주행 시연 콘텐츠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E2E 기반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Atria) AI'가 적용됐다.

차량에 탑재된 8개의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인지해 자율주행을 이끌었다.

공도 주행 영상에서 차량은 신호등을 인식하며 제한속도에 맞춰 가감속했고, 차선을 자연스럽게 변경하며 회전교차로를 통과했다. 도심 우회전 구간에서는 근접 차량을 인식해 정차 후 출발했으며, 야외 주차장에서 자율주행으로 주차했다.

자동 주차 영상에서는 주차장 내 공간을 탐색한 뒤 자율적으로 조향·가감속을 제어해 주차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만 보면 공도에서도 자율주행으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한국에 FSD 감독형 모델 출시를 알리며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주행하는 영상을 공개한 테슬라와 달리,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차는 비교적 한산한 곳에서 주행해 FSD와의 기술격차를 완전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영상이 편집본이라는 점도 기술력을 파악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했다.

포티투닷이 실제 주행 장면이 중심이 되는 자율주행 영상을 공개한 것은 오랜만이다. 그동안 공개된 영상은 기술 구조·개념·아키텍처 설명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실도로 주행 장면을 전면에 배치해 최근 기술 개발 성과를 강조했다는 평가다.

이는 최근 포티투닷을 향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기술개발 추진력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다. 최근 송 전 사장의 사임 이후 포티투닷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 여론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내재화 전략의 추진 동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개는 기술 개발이 중단되지 않았다는 신호이자, 내부적으로도 흔들림 없는 추진 기반을 확보하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한 기술 단계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의지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중국과의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자율주행) 기술 격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현대차그룹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아직 일반적인 FSD(완전자율주행)와 상용화에는 거리가 있지만 기술을 확보하고 내재화하는 것은 저희의 트랙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전을 기점으로 한 기술 내재화라는 목표를 재확인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에 1조1000억 원을 투입한 만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포티투닷의 역할은 변함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포티투닷을 이끌던 송 전 사장은 소프트웨어 전문가였던 만큼, 차기 대표가 차량 개발·양산 분야에 강점을 둔 인물이 될 경우 기술 적용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자율주행 업체와의 협업을 이끌 인물이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