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은퇴 후 맞이하는 첫 비시즌이지만, 오승환(43)은 여전히 운동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8일 일구상 시상식에서 만난 그는 "지금도 틈틈이 훈련하고 있다. 이제는 경기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훈련하면서 야구 관련 동작이나 운동과 관련해 배우고 싶고, 실험해 보고 싶다"고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를 밝혔다.
현역 시절부터 철저하게 루틴을 지켜오며 불혹이 넘은 나이까지 선수생활을 한 그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승환은 이날 서울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일구회는 현역 시절 한미일 야구를 경험하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오승환의 업적을 기려 대상을 수여했다.
수상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야구 선후배님들이 주진 상이라 더 뜻깊다"면서 "야구하면서 대상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마지막까지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오승환은 현역 때 자신과 같은 등번호 '21번'을 달고 한 시대를 풍미한 박철순, 송진우와 함께 '21번 영구결번'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저에 앞서 너무나 잘하신 선배님들 번호를 제가 썼고, 이제는 영구결번 행사까지 함께하게 돼 오히려 제가 감사드린다. 선배님들의 번호를 달고 저도 영구 결번을 하게 돼 더욱 뜻깊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수상 소감 당시 향후 계획을 이야기하면서 "아내가 둘째를 가지면서 계획에 약간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묻자, 오승환은 "많은 분이 지도자나 방송 활동을 이야기하시는데, 은퇴 후 일단 쉬는 것에만 집중했다.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질이 생겼다는 건) 둘째가 생겨서 해외로 나가기가 힘들다는 의미"라며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와 팬분들께 도움을 드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지난달 한국 야구대표팀의 4차례 평가전(체코·일본)을 통해 해설가 데뷔를 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너무 어렵더라. 제가 은퇴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경험 위주로 얘기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을 많이 전달해 드린 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해설 당시를 돌아봤다.
친정팀 삼성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오승환은 "당연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지금 최형우 선수도 왔고, 젊은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는 삼성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가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도 야구팬으로 돌아가 야구를 편하게 보면서 응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은퇴 결정에는 전혀 미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엔 최형우 선수와 조금이라도 함께 뛰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저는 후련하게 은퇴했기 때문에 지금은 그저 삼성이 내년에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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